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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Oct 19. 2024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1989)


흐린 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해요 내 소년 시절의 파랗던 꿈을
세상이 변해 갈 때 같이 닮아 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그대여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횐 없노라고


  대학시절 3, 4학년때 가장 즐겨 불렀던 마왕 신해철의 메시지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를 최근들어 들을 때면 여전히 옛 학창시절의 추억이 피부로 와닿음을 느낀다. 20년이 훌쩍넘어 30년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기억세포는 나를 1990대로 나를 끌어당기는 듯 한다.


  마왕 신해철이 데뷔하였던 무한도전에 첫번째 앨범에 담긴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는 첫 발매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만큼 타이틀곡 '그대에게'가 주는 임팩트는 어마무시했던 것이다. 그런 노래를 10년 지난 후에 다시금 만났을 때 나에게 주었던 울림은 너무나도 커다랬다. 그 이야기를 잠시 떠올려 본다.


  이 노래를 다시 만났던 것은 대학시절 '생의 마감'이라는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였다. 부모님의 이혼, 원치 않는 대학으로의 진학, 무의미한 학창시절이 주는 자괴감과 무력함은 대학 초년생이었던 나에게는 커다른 아픔이자 상처였고 견대기 힘든 부끄러움이었다. 그 때 마왕은 나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 "세상이 변해 갈 때 같이 닮아 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이라는 메시지의 유혹은 너무나도 감미로웠고 나의 썩어가는 심장을 파고드는 달콤한 핏맛과 같은 시원함을 선물해 주었다. '그래... 나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 세상속에서 나의 주변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실망은 변명은 당연한 것이다.'라는 생각은 죽음을 생각했던 젊은 날의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노래는 위안이자 동질감을 선사해주는 그런 시적인 가사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에 담긴 메시지는 인간의 존재적 가치와 삶의 방향에 대한 열쇠를 제시하고 있다, 인생속에서 담긴 숙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나는 누구와 함께 살아야 하는가' 그러나 모든 것의 답은 나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메시지를 마왕은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대답을 찾기 위해 홀로 걸어야 한다'는 나에게 자기주도적인 삶을 찾게 길을 안내해 주었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목표에 도착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마왕 신해철의 속삼임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는 유혹적이면서도 삶에 의지를 붙잡아주는 노래였다. 언젠가는 우리 앞에 생이 끝나는 그 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 날에 다시금 이 노래를 크게 외칠 것이다. "지나간 세월에 후회는 없었다."라고 말이다.


 


  Writer. 파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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