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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Oct 26. 2024

안녕 (1990)

이 노래가 현실이 될지는 몰랐다.



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모두 반할 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부드러운 손길 달콤한 속삭임 내가 원한 것은
그것만은 아니었지
내가 사랑한 건 당신이 아니야
네 환상일 뿐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눈물을 흘리긴 싫어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어

Rap: Many guys are always turning your round.
I'm so tired of their terrible sound.
Darling. you' re so cool to me and I was a fool for you.
You didn't want a flower
You didn't war want a lover
You've been telling a lie.
I just wanna say "Good-bye"

부드러운 손길 달콤한 속삭임 내가 원한 것은
그것만은 아니었지 내가 사랑한 건 당신이 아니야
네 환상일 뿐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눈물을 흘리긴 싫어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 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어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이 노래를 들으면 마왕을 하늘로 떠나보내야 했던 그때 그 순간이 떠오른다. 나는 마왕이 이렇게 빨리 우리 곁을 떠날 줄은 몰랐다. 언제나 당당했고 세상과 싸워나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던 마왕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과 수술이 잘 끝나 회복 중이라고 소개되었던 언론 기사와는 달리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마왕 신해철이 1990년에 남긴 이 노래 속의 가사를 보면 우리가 마왕을 어떻게 떠나보내야 하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다. 


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모두 반할 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세상에 펼쳐진 수많은 거짓들과 위선들에 대해 마왕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그가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비난하고 험한 말을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모든 것은 자기 자신만의 아집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마왕은 스스로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편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사랑한 건 당신이 아니야 네 환상일 뿐 의 가사처럼 우리 팬들이 사랑한 마왕은 화려한 가수도 연예인도, 영웅도 아닌 인간 신해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녕>이라는 인사말은 있는 그대로를 떠나보내야 함을 말하고 있디. 환상 속에서 있는 마왕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으로 되돌아온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나 자신다움에 대해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난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 눈물을 흘리긴 싫어 / 거짓을 말할 수 없어 을 외치며 마왕은 이야기하고 있다. 떠난 이는 떠난 대로, 눈물을 멈추고 자신의 사람을 더욱 사랑하라고 말이다. 마왕의 메시지가 이처럼 뚜렷한데도 나는 여전히 환상 속에서 마왕을 떠오르며 그리워하고 그의 추도일이 다가오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쩌면 마왕이 바라는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든다.


You didn't want a flower, You didn't war want a lover 추모하는 꽃도, 사랑을 원하는 전쟁을 하는 것도 마왕은 원하지 않았다.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가해자 조차에게도 그는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떠나는 대로 가길 원했고 헤어지는 데로 의미롭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의 마지막 메시지인 "good bye"가 마치 세상을 초월한 사람과도 같다. 


마왕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그리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우리는 다시금 그를 떠오른다. 그와 동시에 그를 우리 곁에서 빼앗아 갔던 이들에 대해 우리는 다시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마왕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마왕은 우리 곁을 떠나 인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에게 자신을 사랑한다면 울음이 아니라 웃음을, 슬픔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라고 저 하늘에서 외치고 있다.


그의 노래 안녕을 들으며 우리는 하늘을 향해 외쳐야 한다. "peace!!"  






파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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