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정치가, 멸시받는 사회 20240410
오늘이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입니다. 투표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4월 5·6일 양일간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5일 오후 투표 장소를 방문했는데 전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예전에 비해 국민이 점차 정치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증거입니다.
평소의 생각 같아서는 투표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차선의 선택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동안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때가 몇 차례 있습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후보자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신망받는 정치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유는 그들의 행태 때문입니다.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모범은커녕 상처만 입히는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지금 같아서는 누가 국회의원으로 선택되든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대를 향해 악마의 말들을 쏟아냅니다. 무엇을 잘해보겠다는 의지보다는 상대의 인격을 깎아내고 흠집을 내려고 혈안입니다. 야당은 정부의 지도자를 도와 국가가 번영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자리에서 쫓아내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깔보고 무시하는 말을 쏟아냅니다. 일반 국민들이 입에 담기를 꺼리는 생각이나 말을 서슴없이 외쳐댑니다. 각자의 이념이나 하고자 하는 방향이 달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입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범법자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지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섰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더 목청을 높입니다.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에 바쁘고 변명을 하다가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자 입에 발린 사과를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나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과오를 부풀립니다. 나의 잘못은 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으냐 하는 투입니다.
이번 정치가들의 면면을 보면 과거에 비해 예의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독재 시절에 비해 말은 더 거칠어졌습니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언어 순화’라 생각합니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습니까. 정치가들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은 국민을 불안의 구렁텅이로 빠뜨립니다. 여당과 야당의 편 가르기 싸움은 정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잘되고 잘못됨은 소용이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가끔 텔레비전 대담을 봅니다. 여야의 정치인들이 나와 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합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입니다. 토의가 아니고 토론이고 보니 서로의 생각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그들은 의외의 상황을 연출하는 때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궤변입니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이지만 가끔 거부감을 느낍니다. 강으로 가야 하는 게 맞는 게 분명한데 굳이 산으로 가는 길이 맞다 합니다. 정 불리할 때는 동문서답을 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합니다. 토의가 아니고 아무리 토론이라고는 해도 긍정할 것은 긍정해야 하는 게 이치입니다. 긍정이 곧 패배라는 의식은 버려야 합니다. 상대의 의견이 옳다면 받아주는 것이 미덕이며 장래를 위해서도 합당한 방법입니다. 정치가들이 이런 것을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모른다, 부족하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찾아가는 방향이 다를 때는 과감히 수정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왜 욕을 먹어가면서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안간힘을 쓸까요. 국민은 알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나라를 위해 헌신을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출세를 위해 목을 맸습니다. 국회의원이 되면 명예도 있지만 수많은 혜택이 있습니다. 우선 많은 세비를 받고 여러 명의 직원을 거느릴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일반 국민이 누리지 못하는 백여 가지가 넘는 각종 혜택이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지급되는 공짜나 다름없는 돈입니다.
분에 넘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의 혜택을 줄이자고 말합니다. 숫자도 줄이자고 합니다. 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입니다. 입법을 만드는 기관이니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듯합니다. 국회의원의 신분에 관한 기본법은 그들이 아닌 제 삼의 기관이나 시민단체에서 정하거나 개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싸우지만, 이익을 위해서는 찰떡처럼 뭉칩니다.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법을 고양이처럼 해치웁니다.
외국의 의원들에 비해 과도한 혜택이라 여깁니다. 스웨덴을 비롯한 몇몇 국가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보좌관이 없답니다. 관용차 꿈도 꾸지 않는답니다. 자전거 아니면 걸어서 출퇴근한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역할이 우리 국회의원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헌신적이어서 존경의 대상입니다. 돈이나 이권이 아닌 명예로 대결하는 정치인, 국회의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