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바쁜 날들 20240725

by 지금은

“내일은 종일 마음 편하게 바둑이나 두어야겠어.”


오랜만의 생각입니다. 아내에게 건넨 말입니다.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긍정의 얼굴입니다. 7월은 바빴습니다. 아니 6월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습니다. 5월은 어떻고요.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이기는 합니다. 내 생활은 몸이 바쁘기보다 마음이 바쁩니다. 뭔가 열심히 생각하고 머리를 움직여야 합니다. 이 틈에 몸은 한가한 때가 많습니다. 가끔 몸이 허약해진다는 생각에 억지로 움직임을 찾으려고 합니다. 생각해 낸 일로는 새벽에 잠에서 깨면 어린이 놀이터로 향합니다. 축구공을 백 번, 이백 번, 삼백 번, 오백 번도 찹니다. 요즘은 무더위로 인해 차는 횟수가 줄어도 꾸준함은 여전합니다. 다음으로는 탁구입니다. 아내가 움직임이 적다는 생각에 억지로 시작한 운동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는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도 매일 알아서 옷을 갈아입고 탁구용품을 챙깁니다. 똑딱 볼을 친다고 해야 할까요? 뭐 운동이 될까 싶지만, 아내는 한 시간 정도의 움직임으로도 만족합니다. 가끔 다리가 떨린다든가 어깨가 뻐근하다는 말로 운동의 효과를 말합니다. 좀 시간을 줄일까? 하고 의향을 떠봤지만, 그만큼은 움직여야겠다는 의사를 표시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몸의 움직임을 게을리한 것도 아닌가 봅니다.


오늘로 일 년의 전반기 학습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독서에 빠지고 쓰기에 빠지고, 그림에 빠지고, 종이 접기에 빠지다 보니 어느새 일 년의 반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금일 그림책 만들기 강의 및 작업이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미 삼사 주전에 끝냈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의 그림이 매듭을 짓지 못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이 늦었다기보다는 내가 일찍 작업을 서둘러 마친 때문입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림책 원화를 강사에게 미리 제출하자 동료들이 부러워했습니다. 자신들은 작업량의 반도 채우지 못했는데 끝을 내다니, 원화를 보면서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내 속마음은 기쁘지 않았습니다. 화면이 거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림책 만들기를 시작한 후 그동안 몇 차례 책을 펴냈지만 늘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마음 같지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작품을 제출하는 그들의 솜씨는 대단했습니다. 시작할 때 끙끙대던 모습과는 달리 그림이 곱고 아기자기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디자인과 색감입니다. 강사가 하나하나 펼치며 확인하는 동안 협력자라도 되는 양, 옆에서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미리 내지 말고 작품에 좀 더 손을 댔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습니다. 한 달 후면 책을 받아볼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어제는 책을 한 권 받아 들었습니다. 서너 달 소설 쓰기 강의를 듣고 글을 썼습니다. 원고가 완성되고 퇴고를 거쳐 동료들의 글과 함께 문집으로 엮었습니다. 4월에도 문집을 받았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마음을 표현한 글입니다.


며칠 있으면 퇴고해서 마감 기일을 지켜야 할 원고가 남아있습니다. ‘왜 책을 쓰렸는가?’와 ‘독후감’ 한 편입니다. 역시 문집으로 엮이게 됩니다. 열심히 강의를 듣고 생각하며 부지런히 마음을 정리한 보람이 있었는지 4권의 각기 다른 책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네 권이었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올해는 그 이상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8월에는 잘하면 서너 곳의 강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에 맞게 서로 다른 세 권의 책을 품에 앉게 됩니다. 될 수만 있다면 좋은 작품을 쓰려고 매일 노력을 합니다. 글쓰기가 습관이 되어야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평소에 늘 갖고 있습니다. 생각을 놓지 않으려고 아니 습관을 들이려고 지난해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편 한 편의 글을 꾸준히 썼습니다. 독하게 마음먹었더니 365 꼭지를 넘겼습니다. 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열심히 써봤다는 데 남다른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올해도 시작이 좋았습니다. 5월까지 150여 편을 쌓았는데 이후가 문제입니다. 새로운 세계의 강의를 듣다 보니 주춤주춤 하루 한 꼭지의 글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지만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더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까이하지 못했던 ‘소설 쓰기’ 강의에 다른 것들은 주르륵 뒤로 밀렸습니다. 수필, 시, 동화, 독후감 등이 그렇습니다. 같은 노력을 해도 미지의 세계를 헤쳐 나가는 일은 생각같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예측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궁금증에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처음 쓴 소설치고는 괜찮았나 봅니다. 동료들과 강사분의 평이 좋았습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소설가인 강사분이 문학지에 응모해 보라고 격려해 준 일입니다. 몇몇 곳을 지목하며 응모요령도 알려주었습니다. 상금도 있군요. 김칫국 먼저 마시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욕심이 과했는지 모릅니다. 신춘문예에 투고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 몇 년 전에는 정말로 신춘문예에 투고한 일이 있습니다. 은근히 기대했습니다. 좋은 소식은 없었습니다. ‘한술 밥에 배부르랴.’는 속담이 있듯 꾸준함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겠습니다.


올해의 목표는 저자로 내 이름을 올린 각기 다른 내 그림책 2권, 동화책 1권을 손에 쥐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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