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3
가을바람이 솔솔 붑니다. 봄 가뭄을 끈기 있게 이겨낸 길가의 코스모스가 한들거립니다. 수영이와 규동이가 집으로 돌아오다 산기슭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밤나무에 밤송이들이 입을 벌리고 붉은 알밤을 자랑스레 내보이고 있습니다.
“야, 우리 알밤 줍고 가자.”
“알밤?”
“저기.”
“안 돼.”
“왜?”
“주인한테 들키면 혼이 날 텐데.”
“괜찮아, 몇 개만 주우면.”
수영이와 규동이가 밤나무 밑에 떨어진 알밤을 몇 개씩 재빨리 주웠습니다. 그리고 길가에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너 몇 개 주웠니?”
“일곱 개.”
“너는?”
“다섯 개.”
수영이는 알밤을 주머니에서 하나씩 꺼내어 껍질을 벗겨 부지런히 입에 넣었습니다. 규동이도 밤을 하나 꺼내어 만져봅니다. 또 하나 꺼내 만져봅니다. 왼쪽 주머니에 넣고 오른쪽 주머니에서 하나를 꺼내어 만져봅니다. 또 하나를 꺼내어 만져봅니다.
“야, 뭘 그렇게 만지기만 하니? 먹지는 않고.”
그렇지만 규동이는 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만지작거리기만 합니다.
“먹는 게 남는 거라는데.”
“그래, 먹는 게 남는 거지.”
수영이와 규동이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언제 나타났는지 주인이 수동이와 규동이 뒤에 서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 모두 내놔봐.”
수동이와 규동이는 군밤을 하나씩 얻어맞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옳아, 먹는 게 남는 거야. 뱃속에 네 개가 남았으니까.”
중얼거리자, 규동이는 수동이를 부러운 듯이 쳐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