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음의 미학 1
아파트 안의 나무들이 우수수 잎을 떨어뜨린다.
왜?
저만치 다가온 겨울이 재촉하니까.
공을 차고 나서 오랜만에 싸리비를 들었다.
몇십 년 만의 일이다.
아파트에 사니 그럴만하다.
아파트 청소하는 분들이 이제는 빗자루를 들지 않는다.
대신 시끄럽고 기름 냄새가 나는 송풍기를 든다.
이유가 뭐야?
힘이 덜 들고, 효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놀이 공간을 쓸고있는데 꼬마 아이가 다가왔다.
“할아버지 뭐 해요?”
“낙엽 쓸지.”
“왜요?”
“뛰다 미끄러지면 네가 다칠 수 있으니까.”
“아! 그렇구나. 그럼, 제가 해도 될까요?”
아이보다 싸리비의 키가 더 크다.
“안 되겠다.”
사실은 내가 넘어질까 봐 쓸고 있는 게 맞다.
“지나가던 사람이 힐끗 쳐다본다.
‘이상한 일이야?’
맞다.
쌓인 무더기가 꽃 이불처럼 포근하다.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도 철퍼덕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