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6. 다독이는 일 20230314

by 지금은

‘예선 탈락’


이번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이야기입니다. 기대와는 달리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예선 2강에 들어야 본선에 나가는데 그만 2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경기 중계를 보는 사람들이 허탈해하는 것만큼이나 나 또한 그랬습니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겼든 팀과, 대등하리라 여겼던 상대 팀이 상상 이상의 성적을 냈습니다. 경기를 마칠 때까지 우리 타자나 투수들의 경기력이 그들 앞에서 초라해 보였습니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만 보고 즐기는 것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야구를 정식으로 해본 일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몇 번 공을 글러브로 받고 상대에게 던져본 것이 전부입니다. 아니 배트로 공을 쳐본 일도 있기는 합니다. 야구 경기를 시청하다 보니 규칙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그렇다고 세심한 부분까지는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선수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젊어서는 유명 선수들의 이름과 성향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의 선수들은 잘 모릅니다.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입니다.


한동안 우리나라의 야구팀이 두각을 나타낸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한창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하지만 내 관심이 멀어진 만큼이나 우리나라의 야구팀 성적도 하향의 길을 걸었나 봅니다. 올해는 세계 4강을 목표로 한다며 자신 있는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어느 경기나 마찬가지이지만 선수나 감독이 시합에 앞서 성적을 비관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때로는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다소 과장된 말을 할 때가 있어도 어찌 되었든 최종 목표는 우승입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문가가 아닌 내 입장에서도 경기하는 모습이 초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3번이나 연속해서 예선 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예전 선수들의 기상과 뚝심은 어디로 갔는지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경기를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 일본에서 귀국할 예정이고 합니다. 이기면 환호, 지면 비난입니다. 관람자의 속성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포츠뿐이겠습니까. 모든 게임이 그렇습니다. 바둑도 그렇습니다.

한 선수가 말했습니다.


“잘할 때 뭐 밥 한 번 사준 일 있어, 칭찬 한마디 해준 일 있어. 성적이 좋지 않으니, 비난으로만 안 되는지 악다구니를 하는 관계자와 선배들이 있어요.”


퉁명스러운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꼭 틀린 말은 아닙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두 번의 예선 탈락 후 우리의 야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구인들은 눈을 크게 뜨지 못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습니다. 세계의 흐름을 잘 읽지 못했습니다. 내가 야구를 예로 들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이와 비슷한 일이 여러 분야에 있었습니다.


일이 닥치고 나서야 허둥지둥 땜질하기에 바빴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입막음 말막음으로 흐지부지하고 만 경우도 있습니다. 그 예가 안전사고입니다. 건축 중인 고층 건물이 붕괴하였습니다. 시공과 감리의 부실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큰 공장이나 창고가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 손해도 발생했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했습니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그대로 둔 채 다른 소를 들여놓은 결과입니다.


개인으로 눈을 돌려봅니다. 며칠 전 뉴스에 유명 연예인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신망받은 사람인데 마약에 연루되었습니다. 잘 될수록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무명 시절의 굳은 마음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인기인을 보아왔지만 개중에는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의 사랑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처신을 잘 못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뿐만 아닙니다. 사회 각층의 유명 인사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에 있어서 과정이 늘 순탄하고 화려할 수는 없습니다. 굴곡이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늘 굴곡을 메우기 위해 신경을 쓰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노력만큼이나 초심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늘 배우고 익히는 제세와 근본을 생각해야 합니다.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난하기에 앞서 원인을 생각하고 격려를 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때로는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냄비처럼 빨리 끓고 빨리 식기보다는 무쇠솥처럼 천천히 오래 뜨거워져야 합니다. 근본이 무엇인지, 기본이 무엇인지 늘 마음속에 넣고 되새겨볼 일입니다.


가끔 장수하는 음식점을 소개하는 일이 있습니다. 3대 4대 이상 대를 이어 사업을 이어갑니다.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온다고 합니다. 주인이 대를 이어 가업을 계승하는 것처럼 손님 중에는 대를 이어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를 따라와 함께한 입맛이 그들을 불러옵니다. 꾸준함과 성실함이 맛을 살리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끕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손자와 함께 구석지고 허술한 순두붓집을 찾는지 모릅니다. 순두붓집의 할머니와 아들의 투박한 손맛이 변함없이 나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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