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내 목숨이 남의 손에 20230317
78. 내 목숨이 남의 손에 20230317
“저런 사람은 사형시켜야 해.”
몹쓸 짓을 한 사람을 보았거나 들었을 경우 무심코 하는 말입니다. 개중에는 심사숙고해서 의견을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즉흥적으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남을 다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합법적으로 죽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쟁과 사형제도입니다. 이 두 가지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상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거나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크나큰 고통을 안겼다는 이유입니다. 전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자국의 국가와 국민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침략하는 적에 대해서 죽임을 용인하고 있습니다.
근대 이후 사형제도에 대한 반성에 대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많은 나라들이 사형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김대중 정부부터 범법자에 대한 사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형제도의 폐지나 다름없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형제도에 대해 서로 찬반이 엇갈립니다. 사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해자의 인권만 생각하지 말고 피해자의 인권도 존중하라고 합니다.
‘가해자를 죽일 경우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가?’
함무라비 법전을 떠올립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복수를 통해 서로의 고통을 상쇄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힘 있는 자의 횡포를 막기 위해 그만큼의 죄과를 보장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런 법이 없으면 누군가 눈을 다쳤다고 가정할 경우 힘 있는 피해자는 피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내 가족 중 한 사람이 죽임을 당했을 경우 상대의 그 가족 모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견해를 말해봅니다. 어릴 때나 젊어서는 사회적으로 용납하지 못할 큰 죄를 저질렀거나 남을 죽인 사람은 사형에 처하는 게 옳다는 신념을 가졌습니다. 한마디로 ‘받은 만큼 갚아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변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기도 하고 내가 살아온 사회의 면면을 되돌아볼 때 나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형이 모함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독재의 권력에 의해 일어난 일들입니다. 간첩의 누명을 썼거나 독재에 항거한다는 이유로 사형이 이루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일어난 일도 있습니다. 전범입니다. 승리한 국가가 패망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형벌입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의 말이 생각납니다.
‘죄 없는 한 사람을 벌주는 쪽보다 죄지은 열 사람을 방면하는 쪽을 택하라.’
한 마디로 벌을 주는 것에 신중히 처리하라는 뜻입니다. 잘못된 심판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형제도에 대해 중도의 입장입니다.
‘죄는 밉지만, 사람까지 미워해서는 안 된다.’
종교인들의 말인지 모릅니다. 선한 마음의 소유자들인지 모릅니다. 이에 대해 나는 분명 반대의 입장입니다. 죄를 지은 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단지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의 입장입니다. 자칫 잘못된 판단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는 사형제도 대신 종신형을 말합니다. 사형제도를 폐지한 나라들의 예를 들어봅니다. 흉악범의 경우 살아갈 나이보다 많은 형벌을 내립니다. 때에 따라서는 몇백 년의 형을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사회와 격리하는 방법입니다.
내가 사형보다 이 종신형을 선호하는 이유는 혹시나 잘못된 결과를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내는 의견입니다.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죄과의 판단은 늘 신중해야 합니다. 이는 법관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좀 더 덧붙여 봅니다.
“죄지은 놈에게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깝지.”
그들의 말에도 때로는 일정 부분 공감을 할 때가 있습니다. 교도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교도소에 머물 경우 이에 합당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국가에서는 최소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경비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범법자들에게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갔을 경우 재활의 기틀을 마련해 주기 위해 일정 부분 노역을 시키는 경우를 알고 있습니다. 사형수나 종신형을 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예외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들도 언젠가는 시시비비가 다시 가려질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죄가 없다고 확신하면 억울하기는 하지만 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누구나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종신형 제도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