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생각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 20230405
올해도 4월로 접어들자 어김없이 프로야구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운동경기를 보았습니다. 경기를 시작한 지 세 번째 날입니다. 오늘도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 승패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겨야 하는데 꼭 그럴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있으니 경기하는 동안에도 이기기를 바랍니다. 그것도 큰 점수 차로 달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이 팀이 이겨야 하는데.’
오늘만큼은 내가 좋아하는 팀의 상대가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상대 팀은 초반부터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헛스윙에 실수까지 합니다.
“에이, 뭐야. 올해만큼은 잘 나갔으면 좋겠는데.”
“뭐가요?”
퇴근한 아들이 다가오며 물었습니다.
“이 팀 말이야, 해마다 꼴찌를 했으니, 이번에는 꼭 우승했으면 해.”
“아버지가 좋아하는 팀이 아니잖아요.”
“그렇기는 해도…….”
해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 동정이 갑니다.
늘 꼴찌만 하던 팀이 올해의 연습경기에서는 선두를 달렸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이 한 해만큼은 정상에 서기를 바랐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내리 세 경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타자들은 홈런도 치고 투수는 공을 잘 던져 기대가 컸는데 본 게임에 들어서니 주눅이 든 모양입니다. 세 게임을 치렀지만, 결과는 최하위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머니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우수 선수를 보강하고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기대를 해봅니다.
대부분 그렇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나와 관련이 있거나 좋아하는 팀이나 사람을 응원하게 마련입니다. 운동뿐만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경우는 흔합니다. 예를 들어, 내 자식이 노래자랑에 나갔을 경우 다른 사람들보다는 관심을 더 두게 마련입니다. 우승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내가 20대의 시절입니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출마했습니다. 그는 재력이 있고 지방에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세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상대방도 명성이 높습니다. 단지 국회의원 도전에 두 번 패했을 뿐입니다.
“이번만큼은 나라를 위해 저를 꼭 뽑아주십시오.”
나도 그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이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온 재산을 선거비용으로 쓰고도 모자라 돈을 빌렸다고 합니다. 투표 다음 날 개울을 사이에 둔 두 동네에서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국회의원 당선인 동네와 그 집에서는 며칠 동안이나 잔치 분위기가 이어졌고 낙선한 사람의 동네와 그 집에서는 쓸쓸함이 감돌았습니다.
“이를 어쩌나 이제는 집 한 칸 숟가락 하나 남은 게 없네.”
낙선자 아내 울부짖음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늘 패자의 분위기는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많은 입방아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독을 탓하기도 하고 선수에게 화를 돌리기도 합니다. 이번 WBC 야구 경기를 치른 끝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성적에 비해 초라했습니다. 예전의 우승에 걸맞은 명성은 어디로 가고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내리 세 번이나 같은 결과입니다.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기대했는데 같은 성적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기대만큼이나 말이 많았습니다. 야구인들이 자기도취에 빠져있다고 했습니다. 격려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소수입니다. 많은 사람이 지금의 안일한 생각으로는 안 되겠다며 분발을 외쳤습니다. 일부의 전문가들은 대회에 앞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금의 실력으로는……. 경기가 있는 곳에는 낙관하는 사람과 비관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에게는 낙관과 비관보다는 중도에 서서 좌우를 살피고 점검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만을 고집하다 보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일이나 나라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늘 승리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전에도 반목이 있었지만, 점점 그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시대의 사색당파를 연상케 합니다. 중도를 말하는 사람이 극소수입니다.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좋은 길을 택할 수 있도록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좋은 길을 찾지 못하면 새 길을 만들어 볼 궁리도 해야 합니다.
‘나 아니면 안 돼, 우리 편 아니면 안 돼.’
‘안 돼, 안 돼’를 버리고 중지를 모아 되는 길로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