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23. 지금이 중요하다. 20230621
며칠 전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새끼 기린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6월 21일 세계 기린의 날을 맞아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뭐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야생 기린의 멸종을 막기 위해 노력을 하자는 의미입니다. 현재 야생에서 생활하는 기린은 8만 마리 정도라고 합니다.
어느 책을 펼치다 보니 ‘눈물 나도록 살아라.’ 하는 제목이 눈에 뜨입니다. 열심히 살라 하는 의미라는 생각에 몇 줄 훑어보니 기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린이 생명을 얻어 밖으로 나오는 순간의 상황입니다.
새끼 기린은 태어나자마자 고통을 당합니다. 키가 하늘 높이만큼 큰 엄마 기린이 선체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수직으로 곧장 떨어져 내립니다. 온몸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집니다. 충격으로 잠시 멍해집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는 순간 이번에는 엄마 기린이 그 긴 다리로 새끼 기린을 세게 걷어찹니다. 새끼 기린은 어리둥절합니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났고, 이미 땅바닥에 세게 부딪혔는데 또 걷어차였습니다. 아픔을 느낍니다. 찰나입니다. 엄마 기린이 또다시 새끼 기린을 힘껏 걷어찼습니다. 처음보다 더 아픕니다. 비명을 지르며 고꾸라진 새끼 기린은 이해할 수 없어 머리를 흔듭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가만히 있다가는 계속 걷어차일 게 분명합니다. 새끼는 가늘고 긴 다리를 비틀거리며 기우뚱기우뚱 일어섰습니다.
이때 엄마 기린이 한 번 더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습니다. 충격으로 자빠졌다가 벌떡 일어난 새끼 기린은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발길질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 엄마 기린이 달려와, 새끼 기린을 어루만지며 핥아주었습니다. 새끼 기린이 자기 힘으로 달리지 않으면, 하이에나와 사자들의 먹잇감이 되리라는 것을 엄마 기린은 알고 있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 외양간에서 소가 새끼를 낳는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망아지도 보았습니다. 기린과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서 있는 높이의 차이가 있습니다. 송아지가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어미 기린처럼 새끼를 발로 차는 일이 없었습니다. 곧 새끼에게 다가가 몸을 핥아주고 일으켜 세우려고 머리로 새끼를 건드립니다. 송아지가 일어서는 모습 또한 새끼 기린과 별다름이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잠시 후 비틀비틀 일어서다 주저앉기를 몇 차례 곧 어미의 젖을 찾아갑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집에서 태어난 송아지가 야생의 상태에서 태어났다면 어미 소가 느긋하게 새끼를 대했을까.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새끼를 낳은 기린은 야생에서처럼 새끼 기린을 걷어찰까? 삶은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역으로 말하면 환경은 삶을 지배한다고 해야겠지요. 농촌, 산촌, 어촌, 도시에서의 삶이 각기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를 거스르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지혜가 터전을 바꾸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막에 도시가 건설되고 간척사업에 의해 갯벌이 도시로 변하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드넓은 갯벌을 몇 년에 걸쳐 공사를 하더니만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고 공장이 세워졌습니다. 공원이 만들어지고 드넓은 호수도 생겨났습니다.
“눈물 나도록 살아라(Live to the point of tears).”
이 말을 남긴 사람은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입니다. 그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라”는 의미로 이 말을 했다고 합니다.
스펜스 존슨의 저서 '선물(Present)'이란 책이 생각납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선물을 주겠다며 지혜를 선물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지금, 오늘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원망이나 슬픔을 떨쳐버리고 그 속에서 배움을 알게 되면 두려움이 없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지금, 바로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갈 때 미래가 보장됩니다.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아는 사람은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알고 내 주위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모두 그 대열에 함께 한다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이 제일 젊고 행복해야 할 시간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