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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재난을 예방할 수 없는가. 20230819

by 지금은

해마다 크고 작은 재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소한 재난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때 우리는 좌절하고 실망이 큽니다. 가뭄, 홍수, 태풍, 폭우 폭설 등입니다. 이처럼 자연재해도 있지만 인공적인 재해도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삼풍백화점, 성수대교의 붕괴, 세월호의 침몰,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의 침수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 이후 우리나라 건축물은 안전한가?

세월호의 침몰 후 우리나라의 선박들은 안전하게 항해하는가?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의 침수 후 거리와 교통시설은 얼마나 안전해졌는가?

이 밖에도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은 많습니다. 사고 이후의 일들을 살펴보니 나아지거나 개선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일이 발생하고 이목이 쏠리면 시급하게 대책을 거론하기는 하지만 국민의 여론이 수그러들면 이후의 진행 과정은 만족스럽지 못함을 느낍니다.

이 사건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합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입니다. 지하차도 근처에 강의 제방이 있었는데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제방을 제거했습니다. 집중호우가 온다는 소식에 임시 제방을 쌓았지만, 안전할 만큼 높지도 튼튼하지도 않아 물의 범람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하차도가 위험하다는 신고에 출동했지만 실제로 물이 차고 있던 지하차도가 아니라 부근의 지하차도로 오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경찰이 출동 자체를 안 하고 상부에 허위 보고를 했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허위 보고가 사실이라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오인 출동이 사실이라면 일선 경찰만을 탓할 일도 아닙니다. 어느 경우든 이태원 참사 후에도 112 신고 대응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것에 힘이 빠집니다.

이태원 참사 후 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가. 사람이 과도하게 밀집했을 때, 이를 막으려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112 신고에 대한 대응에 앞서 경찰의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세월호의 경우입니다. 비극을 겪은 뒤, 여러 번에 걸친 조사에도 불구하고 침몰 원인에 대한 일치된 결론은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배가 상당히 위험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낡은 배를 증축까지 하자 배 떨림 현상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이전에 그 배를 맡고 있던 선장은 여러 번 사측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게다가 그 배에는 적재 한도 두 배 이상의 화물이 실렸고 대신 평형수는 기준치의 절반도 차 있지 않았습니다. 사고 이후 한국의 선박들은 우리가 안심하고 타도 될 만큼 안전한지 모르겠습니다. 안전 검사의 기준이 잘 정비되어 검사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궁금합니다.

다음은 삼풍백화점 화재에 따른 붕괴 사고입니다. 세월호의 희생자만큼이나 많은 인원이 희생되었습니다. 붕괴 원인은 불법 증축과 리모델링 그리고 화재와 결합한 결과입니다. 그 이후 불법 건축의 감시와 화재의 예방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얼마 전 여주 물류단지 건축 중 화재로 인해 며칠 동안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광주와 검단에서는 건설 중인 아파트가 무너져 내리고 지하 주차장이 폭삭 가라앉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부실 공사가 원인입니다. 이어 아파트 부실시공이 하나둘 꼬리를 물었습니다. 기둥에 넣어야 할 철근을 일부 빼먹은 일입니다. 보강공사를 하기 위해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재난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중요하고 엄중한 이 질문이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어리석고 위험한 질문이 되었습니다. 재난이 있을 때마다 책임을 따지기에 급급한 나머지 반드시 물어야 할 더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재난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입니다. 이에 어울리는 국가 사회의 기능과 안전망이 잘 정비되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불행한 일이 벌어졌을 때 이를 수습하는 일에만 정신을 팔게 아니라 이후에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원인과 결과를 따져 잘잘못을 확실히 가려야 합니다.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허점을 짚어내는 일입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예견되는 일련의 위험에 대비해야 합니다. 시시비비를 가려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관련자 처벌도 강화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매부 좋고 누이 좋다는 식의 인맥 구성에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뒤에는 학연, 지연, 직장 선후배, 뇌물 등의 보이지 않는 끈이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아래도급에 재 아래도급으로 이어지는 것도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이 밖에도 보이지 않는 부조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를 제거하고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은 내 집을 손수 짓고 가꾼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심하면 인재를 막을 수 있고 자연재해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인적 물적 사고가 많은 해입니다. 자연재해로는 가뭄과 산불, 폭우와 홍수, 태풍, 불볕더위가, 인재로는 아파트의 붕괴,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새만금 세계잼버리의 운영상의 파행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이해가 가기까지는 아직도 수개월이 남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의 재난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눈을 크게 뜨고 재난 예방에 힘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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