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256. 자식 이야기 20231105

by 지금은

“다 먹은 그릇 싱크대에 넣어주겠니?”

6살 먹은 워킹 맘의 이야기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녔던 아이라, 잠시 미국에 머물 때 자식을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위해 방문했을 때 선생님은 아이의 발달 상황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가위질, 색칠하기 등이 또래의 미국 아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한 주가 지났을 때입니다. 선생님이 연락했습니다. 가위질도 그림 그리기도 잘하지만, 낮잠을 잘 이불을 펴지도 개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스스로 가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꼬마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들의 공부를 중요시하면서 정작 스스로 해야 할 기본적인 생활에는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소, 세탁에 따른 옷가지의 정리, 음식 만들기 등, 자신의 신변과 관계되는 일상의 일들입니다. 공부 외에는 자기 일에 소홀하다는 것입니다. 웃자고 하는 말입니다. 십여 년 전 초등학교에서 교실 청소를 할 때입니다. 비질하는데 빗자루를 거꾸로 들고 하는 아이가 있었답니다. 요즘은 담임선생님이 직접 교실 청소를 하는 일이 있답니다. 아이들이 하는 것보다 혼자서 하는 게 시간 절약이 된다고 합니다. 학원에 가야 할 시간이랍니다. 부모의 불평도 있다고 했습니다. 대학생도 학교에서 청소하지 않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청소시켜야 하겠느냐는 불만입니다.

“네가 먹은 밥그릇을 싱크대에 넣어줘.”

미국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스스로 치우도록 가르친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식사 예절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벗은 옷가지는 세탁기에 넣어야 합니다. 자기가 가지고 논 장난감은 스스로 정리하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일일이 도와주고 대신해주는 것은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이 부족한 아이로 키우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공부가 모두인 것처럼 부추기는 부모들의 행태는 성장 이후에도 삶을 어렵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과잉보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스스로 할 기회를 박탈하고 과잉보호에만 신경을 쓴 결과입니다. 자존감을 키워주지 못했습니다.

노인복지관에서 이야기입니다. 자서전 쓰기를 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요즘 젊은것들 뭐 하나나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지. 빨래를 제대로 할 줄 아나, 밥을 할 줄 아나, 그렇다고 청소를 제대로 하나, 늘어놓을 줄만 알았지 정리 정돈도 못 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식들을 흉보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아이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모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혼자 화장실을 다녀오고 샤워를 할 수 있고 벗은 옷가지를 세탁기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성장한 자식이 가끔 샤워를 마친 후 벗어놓은 옷가지를 놔두고 출근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내는 옷가지를 집어 듭니다.

“그냥 둬요, 다녀와서 세탁기에 넣겠지.”

“보기 흉해서요.”

“버릇돼요.”

나는 극구 말립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남의 힘을 빌리지 말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즘 일부 청소년 중에는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점심이나 군것질거리를 사고 남은 돈입니다. 기자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귀찮아서요.”

몇백 원, 또는 몇십 원이랍니다. 돈은 거저 생기는 줄 알까요. 부모가 노력해서 번 돈 중 일부입니다. 우리는 독립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돈이나 물건을 잘 관리하는 습관도 길러야 합니다. 구태여 외국 가정의 실례를 들지 않아도 우리 나이 정도 부모들의 알뜰함을 배워야 합니다. 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배어있습니다. 가난한 시기를 지나온 삶이었다고는 해도 풍족하다고 해서 아끼고 소중히 여기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식이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 한 가지 한 가지 알려주고 실천하게 하는 일입니다. 아이의 행동이 느릴 수가 있으니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국 육아가 편해지는 것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홀로 섰을 때입니다.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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