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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15. 개들의 실례 20210707

by 지금은

개가 아파트 주변의 인도를 비롯한 여러 공간에서 실례를 합니다. 반려견입니다. 흔한 일입니다. 새벽이나 저녁이나 관계없습니다. 반반한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그 모습을 보니 밑은 없거나 터진 것입니다. 그냥 개도 아닌 반려견이라면서 체면을 구기는 일입니다. 주위의 돌이나 나무에는 짙은 얼룩이 줄지어 있습니다. 너도나도 찔끔찔끔 지려놓은 지도입니다.


‘옷이나 입히지 말았어야지.’


미용을 위해서인지, 체면을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럴 거라면 최소한 기저귀쯤은 채웠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반려견이라면 자기가 체면을 차리는 것처럼 그만큼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밖으로 나오기 전에 집 화장실에서 용변 정도는 해결시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기 아이가 바지를 내리고 노상방뇨를 한다면 어떻습니까? 남의 집 아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는 개를 키우지 않습니다. 고양이도 키우지 않습니다. 다만 화분에 담긴 꽃을 돌볼 뿐입니다. 나는 짐승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돌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먹이고 씻기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등, 그들을 보면서 이럴 거면 아이 하나 더 낳아 기르는 것이 좋겠다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반려견에게도 예의가 있다면 최소한 용변만큼은 집에서 해결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밖에는 개의 화장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얼룩도 얼룩이려니와 냄새가 문제입니다. 가끔 인터넷에 내용을 올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요즈음은 아이들이 길에 방뇨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처럼 인격을 생각한다면 노상방뇨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반려견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벌거벗고 밖을 돌아다니고 개들이 교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꼬마 아이들이라고 해서 버젓이 앞을 내놓고 길에 방뇨하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개들의 성교 모습도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개들에게도 노상 방뇨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보기도 그렇고 불쾌합니다. 나뿐이겠습니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견주는 똥덩이까지 슬그머니 남기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 집에서 영역 표시를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개보다는 오로지 반려견 주의 몫입니다. 옷을 입힐 거라면 제대로 입혀야겠습니다. 사랑하는 반려견의 치부를 남에게 보여야겠습니까. 이왕이면 기저귀까지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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