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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67. 오늘이 있기까지 20210730

by 지금은 Dec 03. 2024

삶에 있어서 공짜는 없습니다. 대우를 받는 만큼 치열한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 집 창문을 가리고 있는 나무가 푸름을 간직하게 된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겨울 동안 마치 죽은 듯 앙상한 가지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혹한을 견뎠습니다. 까칠하게 보여서 혹시 죽은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작은 가지를 꺾어본 일이 있습니다. 살아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말라비틀어진 듯했지만 봄을 맞이하기 위한 인고의 기다림입니다. 모진 추위에도 나름대로 새싹이 돋을 곳과 꽃이 필 자리를 만드는 중입니다. 뿌리는 얼어붙은 땅속에서 가지를 위해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햇볕이 따갑게 덤비는 창을 제 몸으로 가려주었습니다. 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앙증맞은 열매가 잎의 보호를 받으며 숨을 쉽니다. 가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햇살에 얼굴이 점차 붉어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목표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도 있고 보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메달에 관해 관심이 지대합니다. 한동안 올림픽 하면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나라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여겼습니다. 이제는 그 관심이 양궁으로 바뀌었습니다. 양궁 전 종목 싹쓸이란 말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금메달 세 개를 얻었습니다. 국민의 찬사가 이어집니다. 두 개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진행 중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노력이 치열합니다. 많은 선수가 국가대표에 뽑히기 위해 쉼 없는 경쟁을 합니다. 계속되는 선발전에 탈락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삼백 내지는 오백여 개의 활을 쏜다고 합니다.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대표선수로 선발되는 것이 더 힘이 든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다른 종목이라고 해서 그 강도가 덜하지는 않습니다. 훈련 모습을 보니 그렇게 공부하면 모두 일등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력한 것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나만 열심히 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못지않게 힘을 쏟았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운이 따를 수도 있고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실수도 실력이라면 이를 막을 준비도 있어야 합니다. 혹여 실패했다고 해도 좌절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과정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어디엔가 분명 필요한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선수나 국민이나 대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에는 오로지 최고의 성적만을 중요시하고 금메달에만 시선이 쏠렸습니다.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었을까요.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이면에 있는 훈훈함을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누군가는 삭발 투혼을 발휘했다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친 머리에 붕대를 감았다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노력과 열성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서 꼭 실패로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생각의 나름입니다. 사람들은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천여 번의 실패를 했다고 하지만 본인은 천여 번의 실패를 배웠다고 합니다. 생각의 차입니다. 긍정의 힘은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나는 실패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실패란 행동의 결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해보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고자 한다면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오늘 복지관 홈페이지에 ‘피아노 칼림바’ 수강 안내가 있습니다. 생소한 악기이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오르골’과 비슷한 음색이라고 합니다. 나는 오르골의 음향을 좋아합니다. 오르골과 같은 음색을 내 손으로 내보여야겠습니다. 나는 악보를 읽을 줄 압니다. 곧 신청했습니다. 못 따라가서 중간에 혹시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완성되지 않은 배움도 늘어갑니다. 좋으면 됩니다. 미완성이면 어떠합니까. 그 유명한 미완성 교향곡도 있지 않습니까. 창밖의 빨간 산딸나무 열매가 붉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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