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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 20240227

by 지금은

‘저 조그만 몸에 저렇게 큰마음이 들어있다니.’


아침에 잠시 텔레비전 시청을 했습니다.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건물의 모서리를 돌아가다 멈췄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널목을 건너려다 적색 신호등을 보고 잠시 멈춘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측이 빗나갔습니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큰 건물의 모서리에 생활 쓰레기가 모여 있습니다. 인도가 좁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종종 방해됩니다. 버리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잘 놓았겠지만 출근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치게 되면 높이 쌓아 올린 것들을 스치는 바람에 인도 쪽으로 넘어지거나 흩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화면을 보니 조금 전 어떤 젊은이가 뛰어가면서 스티로폼 상자를 건드렸나 봅니다. 쌓아 올린 상자가 인도를 덮치고 차도의 경계석에 걸쳤습니다. 바쁜 출근 탓인지 지나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쓰레기를 피해 차도로 내려섰다가 발을 인도로 옮깁니다. 아이는 거리낌 없이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제집의 물건이라도 되는 양 자연스럽게 물건을 하나하나 집어 쓰레기 더미의 안쪽으로 쌓아 올렸습니다. 신호가 바뀌자, 자전거를 끌고 건널목을 건넙니다. 이를 지켜본 사람이 물었습니다.


“왜 너희 집 쓰레기도 아닌데 치웠어.”


“뭐 별거 아니에요, 남들이 불편해할 것 같아서요.”


주위 사람들에게 종종 눈에 띄었나 봅니다. 평소에도 넘어지거나 흩어진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크고 작은 행사가 끝나고 나면 주변이 어질러질 때가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큰 행사가 끝나고 나면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장소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억나는 것으로는 여의도의 불꽃 축제입니다. 10여 년 전에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그 후 화면을 통해 종종 보게 됩니다. 이 밖에도 각종 경기가 끝나고 나서의 뒷모습을 봅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게야.’


내 생각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의 말에 의하면 몇 톤 때로는 몇십 톤의 양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불꽃놀이와 벚꽃 축제가 이루어지던 때입니다. 서울의 청소 미화원들이 대거 동원되어 새벽까지 청소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나라엔 각종 물건이 풍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의도 불꽃놀이 행사를 했던 때에 목격한 것들입니다. 버려진 돗자리, 일인용 담요, 옷가지 등을 비롯하여 몇몇 종류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먹다 남은 빵이나 음료 등도 있습니다. 자신의 것이니 집으로 가져가도 부끄러울 게 없습니다. 버려진 쓰레기들이 뒤엉켜 돼지우리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이와 비슷한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양이 많고 적을 뿐입니다. 장소가 다를 뿐입니다. 공원, 길거리, 골목, 하천, 심지어는 사람들의 출입이 드문 산에도 쓰레기는 널려있습니다. 경찰 열 명이 한 명의 도둑을 지키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버려지는 것을 치우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연세 든 노인들이 비닐봉지와 집게를 들고 공원이나 길로 다니며 쓰레기를 줍습니다. 전에 비해 그 숫자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버리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일까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지나간 자리에 또 다른 것들이 눈에 띕니다. 무심코 버리는 게 많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문제입니다. 공중도덕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주변의 환경을 깨끗이 보전하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 첫째입니다. 다음으로는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버려진 것들을 깨끗이 정리하고 치우는 일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똑같지 않으니 완전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자신이 되가져가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배움이란 지식에 한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생활의 실천이 중요합니다. 왜 배우겠습니까. 지식만으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에게서도 깨달음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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