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에서 미국 기준을 사용하는 걸까?

화장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American Standard'

나는 이 문구를 볼 때마다, 의문증이 들었다. "여긴 한국인데 왜 미국 기준을 사용하는 걸까?" "굳이 화장실에만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미국과 한국의 갑을 관계를 나타내는 걸까? 화장실 기준까지 미국에 맞춰야 할 정도인가? "

아메리칸 스탠다드 문구를 볼 때마다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궁금증은 머릿속에서 날아갔다.

아메리칸 스탠다드에 대한 궁금증을 잊고 살다가 어제 집 앞 할리스 화장실에서 다시 문구를 마주했다.

문구를 마주하는 순간 떠오른 생각. '아메리칸 스탠다드, 이번엔 확실히 알아보자. 그리고 이걸 콘텐츠화하면 되겠다!' 

소변을 다 보고 아메리칸 스탠다드 문구를 촬영하고, 화장실을 나오며 아이폰 메모 앱에 기록했다.

화장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American Standard

구글과 네이버에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검색했다.

연관 검색어로는 '변기, 비데, 수건, 욕조'가 떴다. 그리고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진실.

"American Standard Brands는 미국 뉴저지 주 피스 카타 웨이에 위치한 American Standard, Crane, Fiat, Sanymetal 및 Showerite 이름으로 판매되는 배관 설비의 북미 제조업체입니다."

아메리칸 스탠다드는 정말 말 그대로 미국 기준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내가 마주했던 텍스트는 브랜드의 로고였다.

왜 브랜드 로고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순간 민망함이 밀려오면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

구글 검색 결과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정체를 알게 되자, 새로운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렇다면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왜 그렇게 자주 볼 수 있었던 걸까?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욕실 인테리어에 선호도가 높다.

2. 유명 아파트나 주상복합 브랜드 욕실이나 백화점 화장실에 설치되어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

3. 여러 기능과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항균 마감, 더블 볼텍스 플러싱 시스템, 에코 스타트, 클릭 무브 기술)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브랜드였다는 결론에 허무하기도 하다.

나는 여기에 숨겨진 뒷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를 들자면, 한국이 화장실에 미국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계약이라던가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높은 위치에 있음을 뽐내기 위해서 화장실에 아메리칸 스탠다드 문구를 새기도록 했다는 등.

앞으로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볼 때마다, 에피소드가 생각나 피식할 것 같다.

아메리칸 스탠다드를 직역해서 받아들인 나의 순진무구함 덕분에 콘텐츠가 하나 생겼고,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을 것이다. 이 글이 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누군가가 코웃음이라도 주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