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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뚜기 Dec 18. 2020

기능이 아닌 문화를 팔아라

일상력 챌린지 - 30분 독서 후 기록


* 별표 표시가 있는 부분은 책에 나오는 글에 대한 글쓴이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EP.3



기본에 충실하고, 본질만 남긴다


브랜딩 혹은 마케팅에 대한 선례로 항상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있다. '무인양품'

무인양품은 기본에 충실하여 브랜드 없는 브랜드로 성공을 이룬 케이스다. 미니멀리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기본에 충실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


출처 : 무인양품

무인양품은 모두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튀기 위해서 노력할 때 '본질만 남긴다'라는 콘셉트를 사용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러한 점이 홀로 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인양품의 '조용한'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 것이다.

본질만 남기는 브랜드의 철학에 따라 사람들은 무인양품을 소비하면서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 무인양품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이 브랜드의 철학에 동참하는 일이었다. 


무인양품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직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무지 그램>이라는 매뉴얼 북을 발간해서 전 매장에 배포했다. 매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표준화하기 위함이었다. 그 덕에 전 매장의 직원들이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지점을 싱크가 맞게 맞춘 것이다. 


*최근 현대카드 dive 유튜브에서 공개한 현대카드의 정태영 CEO의 브랜딩에 대한 무료 강의(?)에서도 싱크로나이제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역시 무인양품이 브랜딩의 대표 사례로 계속해서 뽑히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출처 : 무인양품

무인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지 다움'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파운드 무지 프로젝트'. 세계 각지에서 무지다운 물건들을 발견한 후에 역으로 무인양품의 정체성을 찾아보겠다는 취지였다. 시대와 국경을 넘어 무인양품을 찾는 여행을 시작했다. 아무도 상품화하지 않을 만한 것을 발견해 제품으로 만드는 게 파운드 무지의 저력이었다.

브랜드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브랜드와 비슷한 정체성을 지닌 제품들을 계속해서 찾다 보니 무지 다움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직원들과 고객들은 이를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출처 : 퍼블리

무인양품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시작해서 결국은 라이프스타일의 집합체인 호텔까지 짓게 되었다. 무인양품이 호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이미 고객들은 무지 호텔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는 브랜딩과 파운드 무지 프로젝트를 통해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인양품은 '본질에 충실한다'라는 사명을 좇고 기본에 충실했다. 그래서 초일류 브랜드가 되었다.




기업 문화라는 놀이공원


직접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브랜드들이 엄청난 물량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요즘 소비자는 단지 제품이 좋다고 해서 구매하지 않는다. 이미 좋은 제품들은 넘치고 넘치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브랜드에 질문을 던진다. "너네 제품이 어떤 차별점이 있는데? 그리고 그게 나한테 무슨 의미가 있지?"라고.


이처럼, 제품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문화'를 담은 놀이공원을 만들었다. 고객들이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 주었다. 독창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만이 색다른 놀이공원을 창조할 수 있었고, 그런 브랜드가 초일류 브랜드가 되었다.


초일류 브랜드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브랜드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든다. 브랜드의 문화를 담은 놀이공원을 만들고 그 안에서 고객들이 뛰어놀게 한다. 그리고 기념품을 슬쩍 제안하면 된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고

이 광고가 처음 나왔을 때 매우 참신했고 충격적이었다. 무언가에 대해서 설명도 안 한다. 그냥 류승룡이 나와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그리고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브랜드를 보여주고 광고는 끝이 난다. 

당시 '배달의 민족'이라는 서비스를 몰랐기 때문에, '무슨 광고를 이렇게 만드나' 싶었다. 하지만 그만큼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다.


배달의 민족이 배달 시장에 등장했을 때, 이미 비슷한 앱이 40개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의 민족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버리기'였다. 핵심 타깃 외에는 다 버렸다. 회사의 '막내들'을 공략하는 데 올인했다. 실제 배달을 주로 시키는 '실세'니까. 주로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재밌는 건 핵심 타깃을 제외하고 버리니깐 다른 연령대들도 열렬한 반응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타깃을 특정 연령층으로 좁혔더니 전 국민이 쓰는 앱이 됐다.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면 아무도 만족할 수 없고,
단 한 사람을 제대로 만족시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 <배민다움>, 홍성태

    


2015년, 배민은 당시 수익의 30%를 차지하던 가맹점주에게 받는 결제 수수료를 포기했다. 고객의 입장에 서 보면 '정서적으로' 찜찜한 문제였기 때문에. 음식점 사장님을 착취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에 과감히 없앴다. 그리고는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입찰식 광고 상품 '슈퍼 리스트'를 폐지했다. 이를 무작위로 광고가 노출되는 '오픈 리스트'로 대체했다. 

이렇듯, 배달의 민족은 음식점 사장님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수익을 버린다. 새로운 수익을 얻는다. 타깃을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수익을 버렸더니 사용자들이 열광했고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재밌고 기발한 이벤트를 참 잘 만드는 배민.

배민은 단순히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았다. 초일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놀이공원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 치믈리에 자격시험

- 배민 신춘문예

- 배민의 무료 폰트 '한나체', '주야체', '도현체' 등

- 배민 문방구

-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 웹드라마 '시간도 배달이 되나요'

-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배민'표 웹드라마, 뭐가 다를까?


배달의 민족은 소비자들에게 절대로 앱 사용부터 권하지 않는다. 고객들이 배민 놀이공원에서 낄낄 거리며 놀 수 있게 한다. 배민 신춘문예도 참여하게 하고, 치믈리에 시험도 보게 한다. 그런 후에야 배민 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배민이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 방식이다.


배민다운 광고

배민의 김봉겸 대표는 "1등은 문화를 이야기하고, 2등은 기능을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단순 정보를 전달할 때도 철저히 '배민다운'방식으로 소화한다. 배민에 입점한 음식점을 소개할 때는 해당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듯 "버거킹도 우리 민족이었어"라고 한다. 신규 주문 시 1만 원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때는 "배달의 민족 안 써본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던진다.


배민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수많은 팬들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를 얘기하고 놀이공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글을 쓰고 있는 본인(장뚜기)도 그런 문화와 이벤트에 반해서 조금씩 배민의 이벤트와 광고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다가 배민의 팬이 되기를 자처했다. 기업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놀이공원을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서 배민이 1등이라고 생각한다.




배민은 참 마케팅을 잘하는 것 같다. 항상 자신들만의 일정한 톤 앤 매너를 지키며 광고나 행사,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민 다움'이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노출이 없더라도 광고를 보면 "이거 배민 광고 같은데?"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정도다. 그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확실한 이미지에 포지셔닝되었다. 


항상 배민이 하는 마케팅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 물론 내가 배민의 팬이라서 그런 거일 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뭔가가 나오면 기꺼이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른다. 도대체 내부에서 어떤 식으로 일을 진행하길래 이런 재밌고 신박한 마케팅이 나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배민에서 마케팅하기'를 버킷리스트에 적게 만들었다.


유니콘 기업이 되어서 훨훨 날아다니는 배민, 나 같이 배민에 들어가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들어가기가 힘들고,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안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전략과 앞으로의 맵을 잘 세우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까지 열심히 배민을 샤라웃 하며 내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알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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