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이름

끝과 시작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다.

by 장뚜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물론 무한히 끝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작이 존재한다면 끝이 존재한다.

일에 있어서도,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입사를 하면 퇴사를 하기 마련이고 누군가를 처음 알게 된다면 그 인간관계는 끝이 나기도 하며 그런 경우가 아니라 인간관계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결국 자신의 삶이 끝이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끝이난다.

항상 끝은 섭섭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원함 또한 남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끝을 맞이하는 순간에 시원섭섭 하다는 단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시원한 감정은 무언가를 하면서 힘들었던 감정과 기억 때문에 발생하고 섭섭한 감정은 좋았던 기억과 감정으로 인해 정이 들어서 그런 것이다.




여름이 오는가 싶더니 잠시 더위가 주춤 한 시기였던 6월 초.

태어나서 가장 긴 시간 동안 면접을 봤다.

취업 면접이 아닌 알바 면접.

정말로 해당 알바를 하기를 원했다. 운이 좋게도 지인의 지인이 해당 지점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서 면접에 대한 정보를 미리 얻었고 5분의 1정도는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었다.

2시간 동안, 발표 형식으로 진행 되었고 면접 내내 긴장을 하고 있었던 탓인지, 면접이 끝나고 나올 때는 진이 다 빠진 상태였다.


발표 당일이 되었고 오후 10시까지 합격 전화가 없다면 떨어진 것으로 알면 된다는 담당자의 말에 9시 55분. 나는 이미 체념을 했다.

5분 남았다. 5분 안에 전화가 올까? 이미 전화를 하겠다는 시간이 한참 지났고 이때까지 오지 않은 것은 불합격이라는 말이다.

"그래, 너 떨어졌어. 괜찮아, 내일부터 바로 다른 알바를 구하면 되잖아?"

그래도 마지막 5분에 마지막 남은 희망을 걸었다.

9시 59분, 희망의 끈 조차 손에서 놓아버렸을 때, 전화가 왔다.

헬스 도중 운동을 바로 멈추고 뛰어 나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고 합격통보를 받고 엄청 기뻐했다.


그렇게 2달이 지났고 이제서야 일이 손에 익었다.

이제는 낯설었던 공간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막 익숙해진 이 장소를 이제는 떠나야 할 때이다.

꼴랑 2달 반 일했는데 왜 벌써 그만두냐고?

최종 목표를 위해서 더 좋은 조건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무보단 숲을 봐야한다.

그렇다.

숲을 보기 위해서는 나는 이직을 하는게 맞다.

100번을 곱씹어 생각해봐도 이직을 하는게 나의 애초의 계획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어쩌면 더 빠른 방법일지도 모른다.




10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좋았던 기억이나 감정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다.

크게 힘든 일도 없었다.

여름이라 더운 것만 빼면? (여름이 원래 덥지, 시원하진 않잖아?)

하지만 강단있게 결정을 해야했고 모든 계획의 근원으로 돌아가보니 답이 나왔다.

'정'이 무섭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직선으로 가도 되는 길을 돌아서 갈 이유는 없다.

앞서 얘기한 시원섭섭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이런게 시원섭섭인가. 알바인데도 불구하고 이렇다면 본업을 그만두게 되는날 나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아마 그때는 시원섭섭 보다는 허탈함과 허무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끝은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작이 좋으려면 이전의 끝이 좋아야하는 것 처럼

끝과 시작은 떼어낼 수 없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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