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할 이름. 이 글의 주인공
Peter Lindbergh
그는 4일전 2019년 9월3일,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날, 나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그의 추모를 위한 게시글로 가득찼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알지 못했다.
그가 누구길래 칼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를 그에 대한 기억으로 채울까.
나는 그의 마지막을 통해서 그를 알게 되었고 그제서야 Google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구글에 따르면, 그는 독일 사진가이다. 그가 한 활동을 보면 사진뿐만 아니라 영화, 책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을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매력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사진작가니깐 실력이 좋아 패션계에서 오랜 활동을 해서 다들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하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이미지를 클릭 하는 순간 나는 왜 이제서야 이런 사람을 알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그의 사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보다시피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대부분의 사진들이 흑백사진이다.
이를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흑백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이다.
흑백사진을 찍는 작가는 수도 없이 많다. 근데 사람들은 왜 그의 사진에 열광할까?
그를 알게 된지 4일 밖에 되지 않은 새로운 입문자의 눈으로 보자면 그의 사진에는 감정이 매우 잘 담겨 있고
의도를 하지 않은 것 처럼 모두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진들이 인물사진(portrait) 이다. 그는 흑백 사진을 통해서 피사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 냈다.
흑백이 무기가 되어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세월의 흔적은 그만의 개성이자 무기가 되어 매우 분위기 있게 느껴졌고 젊은 사람들에겐 분위기와 무게를 선물 했다.
몇몇의 비하인드 컷을 보게 되면 사진의 비법이 조금 드러난다.
바로 사진작가와 모델과의 친근감이다. 사진기를 들지 않은 그의 모습은 성격좋은 옆집 아저씨 같다.
그의 친근함에 모델은 쉽게 그와 친해지고, 그에따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이 가능 하다.
그래서 그의 사진이 유독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이 정도의 명성과 실력을 갖춘 사진작가가 모델의 옷을 들어준다고? 과연 그런 작가가 세상에 몇이나 존재할까?
또한 매우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다.
포커싱을 이용해 모델은 명확하고 그 이외에 것은 날려버림으로써 사진의 멋이 더해진다.
어떤 사진은 마치 휴대폰 사진을 찍다가 자신의 손가락이 렌즈에 걸쳐 잘못 나오는 사진과 비슷하다.
근데 그마저 해당사진의 개성으로 녹여냈다.
그의 많은 사진들 중에서 비하인드 컷을 제외하면 가장 좋아하는 사진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찍힌 사진이다. 자연스러움의 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정말 사진 한장한장이 주옥같다.
모두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사진들이다.
그의 사진첩이 있다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가끔 영감이 필요하거나 자극이 필요할 때 책장에서 꺼내서 천천히 넘겨보고 싶다.
(아마 검색을 해보면 그의 사진첩이 분명 존재 할 것이다.)
흑백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사진을 좋아할 것이다.
그의 사진은 구글에서 검색해도 수없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그의 공식홈페이지 http://www.peterlindbergh.com/ 에도 있다.
사진 잘 찍는 성격 좋은 친근한 옆집 아저씨 '피터 린더버그'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
이런 명 작품들을 세상에 남겨주고 간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아야 마땅하다.
최근 1년사이에 칼 라거펠트에 이어 피터 린더버그까지.
거장들이 하나 둘 떠나감에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없다. 자연을 거스를수도 없다.
그저 그들이 세상에 주고 간 것들을 뛰어 넘을 신성들이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의 개성과 특성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그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