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이 드나드는 그대의 언덕
참회하듯
벌거벗은 몸으로 그곳에서련다.
이제 숨죽이며
마저 떠나는 이를 보내야 할 때,
풀어헤친 슬픔도
여전한 것들도
다시 되돌아보련다
때론 우리가
얼마나 삭막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오늘도 겨울 하늘엔 무심한 바람이 분다.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었다
그러면 되었지
그리 살아온 날들,
손끝이 얼어붙는 새벽녘에도
늙은 내 어미는
조왕신께 그리 빌었다.
그 바람 덕이였을까?
감사할 것들이 많은 날들이었다.
그대의 언덕으로 바람처럼 가련다
그 곁에
어미처럼 가만히 주저앉아
그리워 어쩌지 못하는 것들과
지우지 못해 미어진 기억을 엮어
떨어져 나간 살점의 자리를 덮을
옷 한 벌 지으련다.
그 속에서 움틀 새싹을 위하여
다시 사랑을 하려거든 겨울이었으면 좋겠다
그대의 앙상한 가지에 수북이 쌓여
누구의 설움 인지도모를 울음을
함께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