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

by 지해롭게

말할 때는 차오르고
말하고 나면 왜 이리 아린지

아빠와 딸 사이도 아닌
남매 사이도 아닌
우리 사이만 왜 이리 어려운지

우리 대화에 답이 있다면
난 너를 위해
이 싸움을 피하기 위해
밤새 답을 외우렸만

같은 여성이기에 우린 같은 아픔을 겪었을 텐데
왜 서로에게 또다시 모진 말로
세상 절벽 끝까지 내모는가
그 절벽 끝이 얼마나 춥고 무서운지 알면서도

내 딸이란 말로
더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핑계로
응어리만 쌓이게 하는 건 아닌지

내 엄마란 말로
더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는 핑계로
그동안 살아왔던 엄마의 삶의 무시하는 게 아닌지

서로에 대한 걱정만 쌓이는 사이
그러나 말로 형용할 수 없고
선뜻 안아줄 수 없기에
오해란 큰 벽만 우리 사이에 쌓이네

그 벽이 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단 걸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단 걸
다 알지만 왜 부수지 못하는지

미련한 내 자신만 탓하다
오늘도 흘러가네

가로등 불빛마저 비추지 않는
캄캄한 방에서
나 홀로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있는 힘껏 주먹을 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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