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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자연 Jha Eon Haa Jan 30. 2024

사형제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모습 [2018~2024]

사형제 1


2018년 1월, 부천에 살던 윤모씨는 부모를 차례로 살해한 뒤 도주하였다. 왜 부모를 죽였냐는 질문에 윤씨는 ‘악마가 시켰다’라고 대답했다. 검찰이 위 존속살해죄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자, 윤씨는 사형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윤씨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되었다.  


2022년 7월, 사형제 헌법소원에 대한 공개변론이 진행되었다. 청구인은 사형을 형벌로 규정한 형법 41조 1호와, 존속살해죄의 법정형으로 사형을 둔 형법 250조 2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법무부는 사형제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불가피한 처벌'이라며 합헌을 주장하였다.


공개변론부터 1여년이 지난 2023년 8월, 최윤종이 한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최윤종은 이른 아침 서울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간음을 할 목적으로 철제 너클을 착용하고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하였다. 그리고 같은 달 최원종이 분당 서현역 부근에서 차량 및 흉기 난동을 부려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극악무도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사형제 폐지 논란이 다시금 활발해졌다.


당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은 사형 시설을 집행 가능한 상태로 재정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 달 뒤 부녀자 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이 사형집행이 가능한 서울구치소로 이감되었고, 기타 수감된 사형수들의 수형태도도 개선되었다는 전언이 들렸다.


사형제 폐지 논란이 계속되던 2023년 11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하였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사형제 폐지에 찬성했던 인물인데, 임기 내에 사형제의 결론을 내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 중 6대 3으로 중도·보수 우위 구도가 강화되었다.


2024년 1월, 최근 검찰은 최원종에게 사형을 구형하였다. 그리고 이미 사형을 구형받은 최윤종에 대해서는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다. 재판부는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는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무기징역을 선고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 기간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참회할 시간을 갖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의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법무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형법에 도입하여 사형제와 함께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수감되어 있는 사형수는 총 59명이다.


사형제 폐지에 관한 헌법소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지금, 사형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참고자료]

-한국일보, 다시 쓰는 사형제 리포트 생명권 존중 vs 잔혹 범죄 응보… 세번째 심판대 오른 사형제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53009140005789

-동아일보, ‘신림 등산로 살인’ 최윤종 1심 무기징역 선고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122/123168485/1

-동아일보, 검찰, ‘분당 흉기난동’ 최원종에 사형 구형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118/123117058/1

-노컷뉴스, 사형제 반대했던 유남석 헌재소장, 결국 선고 없이 떠난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033533

-서울신문, 한동훈 ‘사형’ 언급에…연쇄살인마 유영철, 얌전해졌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11255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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