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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Oct 18. 2017

키우기 어렵기로 소문난 다육이는?

이쁜 꽃을 피우는 아기 발가락 오십령옥



지난번의 산세베리아는 물 주고 싶은 마음만 꾹 참으면 쑥쑥 잘 컸던 애였으니 오늘은 고수들도 잘 키우기 어렵다는 다육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 아이는 오십령옥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아이의 정확한 이름을 알려면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대요. 하얀 꽃만 피면 주령옥(Fenestraria aurantiaca), 노란 꽃만 피면 군옥(Fenestraria rhopalophylla), 흰꽃, 노란 꽃이 같이 피면 오십령옥, 분홍꽃이 피면 광옥(Fritihia pulchra)이랍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군옥이 주령옥에 속하는 한 변종인지 아니면 둘이 다른 종인지는 아직 연구 중이라고 해요. 꽃을 피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저인지라… 이 아이의 꽃은 보지 못해서 일단은 오십령옥이라 불러봅니다. 줄기 끝 쪽의 네모난 부분이 창문처럼 생겨서 학명(fenestraria)도 창문(fenstra)에서 유래해 붙였다고 하네요. 실제로 저 네모난 부분을 통해 광합성을 한대요. 꼬물꼬물 올라온 모양 때문에 영어 별명은 아기 발꼬락(baby’s toes)이에요. 앙 귀요밍….



이 아이에 대해서 찾아보니 키우기 어렵다는 얘기가 엄청 많이 나오네요. 줄기가 탱탱한 지가 상태를 확인하는 척도인데 아 이 아이 탱탱하게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ㅠ 어떤 분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터져 죽었다, 어떤 분은 물을 안 줘서 쪼그라져 죽었다... 어쩐 일인지 조금 위로가 됩니다;;  지금 사진 속 아이도 사실 상태가 그닥 좋지 않습니다. 분갈이 후에 특히나 힘들어하고 잘 죽는다고 하는데 사진 찍으려고 저 근사한 화분으로 옮겨 심고 나서 좀 쪼그라들었어요. 분갈이할 때 뿌리가 잘 다친대요. 되도록이면 분갈이는 안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심지어 작은 화분에 꽉 차게 사는 걸 좋아해서 넓은 화분에서 키우는 것보다는 작은 화분에 그대로 오래 두는 게 좋다고 하네요. 작은 화분에서 꽃도 더 잘 피운대요. 원래는 탱탱해야 건강한 상태입니다. 근데 저 근사한 화분은 밑에 물 빠지는 구멍이 없어서 물 주면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요 상태로 촬영했습니다. 한번 더 분갈이를 해야 할 운명인데 어찌 되었는지 ㅠㅠ



©JeonghyunLee



물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너무 많이 주면 죽는다고 합니다. 어쩌라는 걸까요…-,.-  물을 좋아는 하는데 속흙까지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주면 안 된다고 해요. 그게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 것 같아요. 다른 다육이에 비해 자주여서 물을 좋아한다고들 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찔끔찔끔 주는 것보다는 한 번에 흠뻑 주는 게 좋은데 물이 몸에 닿으면 좋지 않다고 하네요. 그 상태에서 햇빛을 보면 화상을 입는데요. 그래서 물을 뿌려주는 것보다는 화분 채로 물에 담갔다가 빼서 말려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을 저면관수라고 한대요. 유식한 느낌 훗. 그런데 이렇게 물을 주는 건 겨울엔 좀 자주, 봄, 가을에는 덜 자주인 게 좋고 여름에는 거의 안 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정말 건조해야 한대요.



저 같은 초보는 물을 언제 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같이 느껴지는데 사실 생각보다 바람이 얼마나 잘 통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특히 바람 잘 통하는 게 중요하대요. 그래서 바깥에다 놓고 키우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이걸 노숙시킨다고 한대요 낄낄낄. 그러니까 이 사진의 화분 같은 곳은 여러모로 안 좋네요. 간지는 나는데…. 이쁜 화분보다는 식물에 맞는 화분이 좋죠..



©JeonghyunLee



온도는 추운 걸 싫어한다고 해요. 겨울에도 영하 4도까지는 견딘다고 하지만, 기왕이면 14도 이상이면 좋고 아무리 추워져도 8도 이상인 게 좋다고 하네요. 노숙시키더라도 요즘 같은 날씨에는 슬슬 집안으로 들여야 하겠네요. 24도에서 28도가 좋다고 합니다. 근데 성장은 겨울에 한답니다.



식물을 키울 때에는 그 식물들의 원래 출신지 환경과 되도록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좋은데 얘는 아프리카 나미비아 출신이래요. 거기는 겨울이 비가 많이 오는 우기인데 그때 많이 자란다고 해요. 나미비아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ㅎㅎ 여름엔 쉬는데 이때 건조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습기가 있는 상태에서 더워지면 죽어버린다고 하네요. 원래는 모래에서 자라고 맨 위의 창문 부분만 빼꼼히 내놓고 사는 애라니까 건조한 게 중요하겠어요.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건조하기란 쉽지 않은대요. 역시 어려운 아이인 듯…



©JeonghyunLee




바깥에서 키운다면 하루 종일 빛 보는 곳에서 두셔도 되고 실내에서는 하루 종일 간접적인 빛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보통 이 아이가 아파지는 건 물을 너무 많이 줬거나 바람이 안 통하거나 날씨가 너무 춥거나 습한 경우라고 합니다. 하여간 신경을 좀 많이 쓰셔야 되요. 나미비아에서부터 여기까지 왔는데 까칠한 것도 당연하지 않겠어요 ㅎㅎ 저 같은 초보에게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이는 아이입니다. 잘 키워서 이 아이가 과연 오십령옥인지 군옥인지 주령옥인지 알고 싶은데 일단은 탱탱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겠어요^^;;



©JeonghyunLee





오늘 공부의 출처는 네이버 카페 다육노리터, world of succulents, Wikipedia, llifle입니다.


제가 찍는 식물 사진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40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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