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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Oct 22. 2017

선인장도 죽이는 솜씨라도.. 다시 도전해요

이름은 회색 유령 오르간 파이프, 조무각 선인장



제가 처음으로 산 식물인 선인장을 허무하게 떠나보낸 후로 저에게는 선인장 공포증이 있는데..  공부하면서 그 공포증을 극복해보려 합니다. 이 아이는 왠지 늠름한 느낌을 주는 선인장 '조무각[Stenocereus pruinosus]'입니다. 사진 속에 있는 아이는 농장에서 갓 데려온 어린 아이라 쪼꼬맣지만, 잘 키우면 4~5미터까지 크게 자란다고 합니다. 원산지인 멕시코 사막이나 커다란 식물원에서 그렇게 자라겠죠. 설마 가정집에서 그렇게 자라서 천장을 뚫지는 않겠지요 허허허... 영어 별명이 다소 난해한데 회색 유령 오르간 파이프(gray ghost organ pipe) 에요. 무슨 뮤지컬 제목인 줄;;; 색깔이 완전 초록색이 아니라 회색빛이 진하게 감도는 초록색이고 키 큰 아이 여럿이 모여있으면 그 모습이 오르간 파이프같이 보여서 그런 별명이 붙었나 봅니다. 



©JeonghyunLee




키우는 방법을 찾아보니 다른 선인장처럼 키우기 쉽다고 합니다. 하하하.... 식물계의 킬링 핸드에게 이런 말씀은 상처가 됩니다만... 그러나 그건 제 잘못이고 원래는 손 많이 안 가는 튼튼한 아이랍니다. 물을 줄 때는 충분히 주되 물에 잠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 너무 어렵지요. 물을 많이 주되 너무 많이는 안된다.... -,.-;;  네, 많이 키우다 보면 감이 오겠죠. 제가 자알 살펴보니 이런 얘기는 일단 물을 많이 준 다음에 그 물이 화분 안에 고여있지 않고 쑥쑥 잘 빠지게 해야 된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물을 콸콸콸 먹는 건 좋아하지만 그 물이 남아있는 건 싫어한다는 거죠. 그리고 먹었다 하면 콸콸콸이지만, 자주 먹지는 않고요. 뿌리가 꺼메지거나 물렁거리면 물이 많아서 뿌리가 썩은 거니까 이럴 때는 썩은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심어야 한대요. 왕초보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물이 잘 빠지게 하는 것 잊지 맙시다. 잘 자라고 있다 싶으면 물은 자주 안 줘도 된다고 해요. 줘도 여름에만 주고 겨울에는 아예 안주는 게 좋대요. 



©JeonghyunLee




직접광을 많이 많이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름에는 빛이 많이 필요하답니다. 선인장은 다 그렇다고 해요. 사막에서 그렇게 살았을 테니까 그르켔죵? 그리고 비료 같은 걸 주면 좋다는 데... 이건 저 같은 초보에게는 아직 무리이므로.. 패스하겠습니당... 온도는 높은 게 당연히 좋고 겨울에는 추운 곳에 오래 두면 아파한답니다. 추워서 서리가 내리면 그 부분에 갈색으로 상처가 남네요. 그렇다고 완전히 죽어버리는 건 아니어서 계속 잘 키워주시면 되지만 그 부분의 상처는 없어지지 않네요. 두고두고 속상할 수 있으니 겨울에는 조심해서 따뜨읏하게 키워주세요. 


그리고 이 아이, 작은 사과만한 빠알간 열매가 맺힌답니다. 5월이나 10월에요. 처음엔 까칠까칠하다가 자라면서 맨들맨들해진다고 해요. 심지어 먹을 수 있다네요. 멕시코 시골 시장에 가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와우와우~~ 메히코. 멕시코 가시는 분들 참고하세요ㅎㅎ



©JeonghyunLee



천천히 자라는 아이라고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쑥 자라 있는 맛은 없지만 예쁜 회녹색이 항상 그 자리에서 탱탱하게 여전하다면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집에서 선인장을 키워 열매까지 따먹기를 바랄 수는 없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그냥 그 모습 그대로 튼튼하게 있어주는 이런 아이는 왠지 마음의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아.. 먼저 선인장 공포를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덧) 흠흠... 제가 조무각을 검색해 봤을 때 말이죠. 다육식물도감이라는 책에서 발췌한 설명이 아래와 같이 있었습니다.  

"자생지에서는 높이 7m 정도의 수목상으로 된다. 가지의 선단부는 백분을 띤 청색이 돈다. 능은 5~6개이고, 능 사이의 골짜기는 깊은 편이다. 자좌는 갈색의 면모가 있다. 중자는 1개, 연자는 5~7개. 자방은 갈색의 털로 두텁게 덮인다." 

제가 진심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ㅠㅠ 지금은 제가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차차 공부해서 이런 전문가의 언어를 왕초보 식알못을 위해 친절하게 해설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넵, 골짜기가 깊고 자방에 털이 두텁게 덮이는 조무각, 여기까지입니다!



©JeonghyunLee




이번 공부의 출처는 worldofsucculents, mattslandscape, 다육식물도감(이건 보기만 하고, 참고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 )입니다. 



제가 찍는 식물 사진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40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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