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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Nov 19. 2017

도대체 다육이가 뭔가요

같은 반에 한 번쯤 있었을 것 같은 친구의 이름, 희성




이 아이의 이름은 '희성'입니다. 지난 '미파', '노락'에 이어 저로써는 어려운 이름의 식물입니다. 토종 한국인으로서 외국 이름이 더 낯선 것이 마땅하지만 이런 이름들은 발음만 한국어 발음일 뿐 여엉 식물과 매치하기가 어렵네요. 희성이는 찾아보면 학교나 직장에 한 명은 있을 법한 친구의 이름 같기도 하고 옛날 스타일의 쌍화탕을 파는 다방 이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희성이의 모양도 다육이라 하면 쉽게 떠올릴 만한 그런 모양입니다. 잎사귀가 줄기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하고 오동통한 잎이 매력적인, 전형적인 다육입니다. 마악 독특한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쁘지요. 얘는 특히 플로리스트 동생이 식재하는 모습을 직접 봐서 그런 지 더 이쁩니다.



©JeonghyunLee




전형적인 다육이라고 하니 식물 왕초보로서 그동안 늘 궁금했던 것 하나를 이 참에 알아보고 싶어 졌습니다. 다육이 다육이 하는데 과연 다육이는 어떤 식물을 다육이라고 하는 걸까요? 뭔가 통통하고 신기한 모양의 잎사귀를 가진 자그마한 식물들을 보면 다육일 거라는 추측을 해보지만 사실 뭘 다육이라 부르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거든요. 다육이란 말만으로는 무슨 뜻을 가진 단어인지 잘 모르겠고 말이죠.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다육의 정체!


다육이, 영어로는 succulent라는 아이들은 잎이나 줄기 때로는 뿌리에 수분을 보관하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고 합니다. 웹스터 사전에는 즙이 많은 식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succulent의 'sucus'가 '즙', '수액'이라는 뜻을 가진대요. 비가 잘 안 오고 건조한, 식물로서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기술인 거죠. 형태나 색깔, 꽃 등이 워낙 다양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키우기도 쉽다...라고 하는데 저는 이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이게 좀 애매한 모양입니다. 수분을 비축한다고 다 다육이인 건지... 실제로 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어떤 식물은 이게 다육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달라질 때가 있다고 하네요. 



©JeonghyunLee




보통은 사막처럼 엄청 건조한 곳이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숲이나 고산지, 해변, 건조한 열대 지역 출신들도 있다고 하네요. 다육이 중에는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건생식물도 있고 소금기 있는 늪지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도 있다고 해요. 저희에게 잘 알려진 것은 건생식물이지만, 축축한 늪지대에서 자라는 다육이도 있다는 거죠. 다육이라고 불리는 식물에는 대략 50개가 넘는 종류(과, family)가 있다고 하고 '과' 밑에는 수많은 '속'과 그 밑의 '종'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달려있으니 제가 생각하기에 의외이다 싶은 식물들도 분명히 많겠죠. 또 한 패밀리라고 해서 다 다육이는 아니고 그중에 어떤 애들은 다육이고 어떤 애들은 다육이 아닌 경우도 있다고 해요. 


또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이 다육이와 선인장의 관계입니다. 선인장이 다육처럼 탱탱하기는 하지만 다른 성격들은 다육이들과 다른 게 많다고 해요. 하지만 모든 선인장이 다 수분을 비축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인장이 다육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고 합니다. 거의 모든 선인장이 다육이지만 다육이가 다 선인장인 건 아닌 그런 관계이죠 @@  하지만 키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육이는 다육이, 선인장은 선인장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해요. 저도 처음에는 두 개가 완전 다른 식물인지 알았지 뭡니까. 이제 와 생각하니 부끄럽지만 이런 것이 배움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JeonghyunLee




다육이의 외양은 종류마다 너무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은 통통한 잎이나 줄기라고 해요. 근데 간혹 그렇게 생기지 않은 다육이들도 있답니다. 또 다른 다육의 특징은 짧은 뿌리입니다. 어떤 종들은 뿌리가 깊이 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최대한의 수분을 흡수하기 위해 뿌리가 얕고 넓게 퍼진다고 합니다. 

또 대부분의 다육이는 빛이 많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지만 어떤 애들은 조금 추운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다육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고 의외의 특성을 가지는 것도 있다는 거죠. 식물학자들도 논쟁을 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비슷한 성질을 가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거의 모든 종류가 하루에 8시간 정도는 빛을 봐야 하고 따뜻한 온도를 좋아하며 생장기에는 물을 꾸준히 주되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특징을 가지지요. 




©JeonghyunLee





다육 이야기를 하다 잊고 있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희성입니다. 이 아이는 전형적인 다육이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딱 보기에도 다육!으로 생겼잖아요.


다육이의 물 주기가 그렇듯 희성도 잎이 쪼글 해지면 그때 물을 주시고 물이 쫙 빠지게 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조그만 잎이 위로 착착 쌓여있는 형태인데 이런 걸 탑돌이라 부른다네요 ㅎㅎ 아무튼 조그만 잎이 많아서 다른 다육이에 비해서는 물을 좀 자주 줘야 하는데 물이 부족하면 금방 쪼글해지니까 물 주는 시기를 알기가 쉽습니다. 쪼글 해질 때까지는 아무리 이뻐도 물 주지 마세요. 중요합니다. 사랑한다고 미리 예측해서 목말랐쪄? 이러고 물 주면 큰일 납니다. 건조하게 키워야 해요. 물을 밑에서부터 준다면 물에 담가놓으신 후 몇 분 후에 남은 물은 바로 버려주셔서 물에 잠겨있지 않게 해야 합니다.




©JeonghyunLee





남아프리카 출신이어서 온도는 뜨뜻한 걸 좋아하는데 25도에서 50도 사이가 최적이라네요. 50도라니... 찜질방에 놔도 되겠네요.

빛은 직접광에서는 화상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 대신 빛을 많이 받는 것을 좋아하니 빛이 잘 드는 간접광에서 키워주세요. 다육식물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잎을 빨갛게 물들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잎이 초록색인 게 더 이쁜 거 같은데 빨갛게 물드는 게 어떤 다육이를 이쁘게 잘 키우는 것의 척도... 같은 그런 거 인가 봅니다. 빨갛게 물든 것을 약간 자랑하는 분위기였어요. 빨갛게 물들이고 싶다면 햇빛을 충분히 받고 또 하나 온도차가 커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제가 농장에 갔을 때 농장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이니 완전 확실합니다. 그래서 일교차가 심한 봄과 가을에 잘 빨개진대요. 희성 같은 경우는 여름에 잎의 끝부분이 밝은 붉은색 또는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잎끝이 빨개지면 참 이뻐요. 창가에 놓고 키운 애들은 발그스름해지고 실내에서 키운 애들은 초록색을 유지하더라구요. 취향에 따라서 위치를 달리 하셔서 빛 받는 양을 달리 하면 될 것 같아요. 




©JeonghyunLee




다육식물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희성이, 통통한 잎에 수분이 꽉 차 있음을 생각하며 물주는 양만 조절하면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아직까지 도전해 볼 용기는 나지 않지만 만약 키운다면 초록이로 키울지 빨간 아이로 키울지도 고민해봐야겠어요.^^



©JeonghyunLee






오늘 공부의 출처는 wikipedia, worldofsucculents, 네이버 블로그 jammm-내방의 한 뼘 비밀정원, 다육이엄마 입니다. 


제가 찍는 식물 사진은 이곳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40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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