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이정현 Mar 31. 2018

정말 식물로 공기정화가 될까요?

아레카야자야 널 믿어도 되겠니


아레카야자 ©JeonghyunLee



시키는 사람 없이 혼자 좋아서 쓰기 시작한 식물 초보 필기노트였어도 성실하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쓰게 되었네요;;; 안 쓰다 보니 느꼈는데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많은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는 식물 흑.. 고맙네요. 보답으로 아름답고 건강하게 키워주고 싶지만... 저는 식물 킬러 손을 가졌기에ㅠㅠ 성실하게 식물을 공부하는 것으로 보답해야겠어요. 




별아이비 ©JeonghyunLee




비록 필기노트를 적지 않았을 뿐, 전 그동안에도 열심히 식물을 바라보고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로 아주 미초 버리겠는 요즘 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공기정화식물이라고 알려져 있는 그들입니다. 지금 식물계의 핫 키워드인 것 같아요. 막연하게라도 식물의 초록색 잎은 나쁜 공기들을 흡입하고 사람 몸에 건강한 물질을 뿜뿜해 줄 것 같은 느낌을 주긴 하는데... 과연 집에 들여놓은 초록 식물이 우리집, 내 사무실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별아이비 ©JeonghyunLee




저에게 식물을 공급해주는 플로리스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시니컬하게 콧방귀를 뀌는 스타일입니다. 코끼리가 비스킷 먹는다고 배가 부르겠어? 요로면서요. 공기정화능력이 있는 식물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사는 넓은 공간을 화분 하나가 청정하게 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거지요. 

또 제가 종종 보는 웹툰 중에 "유사과학 탐구영역"이라는 웹툰이 있는데요. 제목에서 느껴지듯 우리가 믿고 있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증명되거나 인정받지 못한 잘못된 과학 상식(혈액형에 따른 성격 차이 모 이런 거 있잖아요)에 대해서 똑똑한 이과생이 혈압을 올리며 진실을 설파하는 내용입니다. 이 만화의 첫 회 제목이 "미세먼지 흡수 식물"이에요ㅋㅋ 벌써 느낌이 쎄하지용.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미세먼지 흡수 식물이라며 화분을 들고 온 친구가 우리의 주인공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립니다. 식물의 먼지 흡수 기능을 실험한 공간은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비해 너무 협소하고 식물에 먼지가 달라붙는 만큼 그만한 크기의 플라스틱 물체에도 먼지가 달라붙는다고 합니다. 또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공중의 먼지는 바닥에 가라앉아서 실험 시작 후에 먼지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구요. 실제로 공기정화 효과를 보려면 공간의 절반 이상을 정글처럼 식물로 꽉꽉 채워야 한다고 똘똘이 여주인공은 얘기합니다. 




아레카야자 ©JeonghyunLee




식물이 공기정화작용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공기정화식물에 혹하게 되는 것은 항상 그 앞에 "NASA가 선정한"이라는 말이 붙기 때문이지요. 나사라면 믿을 수 있어 이런 느낌 들잖애요. 우주항공 모시기... 이런 느낌의 나사가 왜 식물 연구를 하였느냐면 그것은 지금 플랜테리어가 핫해서는 아니고 ㅋㅋ 우주선 안에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1980년대부터 시작된 연구라고 하네요. 밀폐된 실내에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식물의 능력을 조사해서 12종의 식물이 실제로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순위를 매겼다고 합니다. 매우 믿을만하지요.  




아레카야자 ©JeonghyunLee




나사가 선정한 공기정화식물 중 제가 촬영한 아이들은 누가 있나 찾아보았어요. 지금 보고 계시는 사진은 그중에 상위권 두 아이들입니다. 

아레카야자(Chrysalidorcarpus lutescens)는 순위에서 항상 1,2위를 차지하는 공기정화 식물계의 엘리트입니다. 잎의 모양 덕분에 시원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겨 인기가 많죠. 나비 날개처럼 양쪽으로 촥 펼쳐지며 자라서 영어로는 butterfly palm 이라고도 한대요. 빛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만 직사광선은 피해 주시는 게 좋구요, 온도는 따뜻한 것을 좋아합니다. 10도 이상이면 겨울도 잘 난다고 하니 실내에 놔주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물을 좋아하고 건조한 걸 싫어하니까 생각날 때마다 눈에 띌 때마다 분무기로 잎에 촥촥 물을 뿌려주면 좋다고 해요. 화분의 흙이 마르면 흠뻑 물을 주는 게 좋구요. 누래진 잎이나 가지가 보인다면 빨리빨리 잘라 줘야 한대요. 테이블 야자와 헷갈리기 쉬운데, 테이블 야자도 공기정화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아레카 야자가 더 뛰어난 모양이에요. 테이블 야자는 키가 좀 더 작고 잎이 어긋나서 나며 살짝 뒤로 말리는 느낌이 나고 아레카 야자 잎은 마주나고 쭉쭉 뻗은 느낌이 나요. 




테이블야자 ©JeonghyunLee





또 하나는 아이비 중에서도 깜찍이로 꼽히는 별 아이비(Hedera helix)입니다. 아이비에 비해 잎이 작고 두꺼운 편이에요. 

아이비는 야자와는 반대로 높은 온도는 잘 견디지 못해서 여름에는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키워줘야 한답니다. 아이비처럼 원래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자라는 덩굴식물들은 흙에 내리는 뿌리는 많이 약하다고 해요. 그래서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쉽게 과습으로 뿌리가 썩어 죽을 수 있고 너무 건조하면 잘 말라죽는다고 하네요, 까다롭.. --;; 흙의 윗부분이 말랐는지 확인하시고 말랐다 싶으면 바로 물을 주셔야 합니다. 통풍도 아주 중요하구요. 수경재배도 가능하다고 하니 차라리 물에 꽂아서 키워도 좋을 것 같아요. 물에서는 뿌리를 쑥쑥 잘 내린다고 해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거는 줄기나 잎이 뜯어지면 독성이 있는 수액이 나오니까 만지실 때 조심하고 만지신 후에는 손을 잘 씻어주셔야 한답니다. 공기정화식물이라고 건강을 위해 키우는데 병이라도 걸리면 무슨 소용입니깡. 




별아이비 ©JeonghyunLee




식물이 공기정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식물의 잎이 줄기와 뿌리의 물을 쭈욱 빨아들이면서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이 토양에 흡착되고 미생물이 이를 제거하는 원리라고 하네요. 이걸 증산작용이라고 한대요. 즉 잎이 일을 많이 해야 하는 건데, 잎을 일하게 하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광합성에 의한 것이지요. 광합성을 통해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먹고 (그러면서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도 먹는데요) 몸에 좋다는 음이온을 뿜뿜 뿜어줍니다. 그러니까 공기정화작용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려면 식물의 광합성이 잘 되게 빛을 많이 받아야 하고 뿌리가 공기를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통풍도 잘 되어야 하는 것입지요. 



아레카야자 ©JeonghyunLee



두산백과를 보니 식물에 따라 제거할 수 있는 유해물질의 정도와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야자류는 포름알데히드를 잘 제거해주고, 관음죽과 국화는 암모니아를 흡수하고(그래서 화장실에 놓으면 좋다네요. 찌링내 근절) 스타티플름은 벤젠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알로카시아는 사무기기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아이비는 가정용품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흡수해준다네요. 이 이야기만 들으면 환상적이지요. 우리를 이렇게 근심하게 하는 미세머지를 비롯한 화학물질들 걱정을 이 귀여운 식물들이 해결해 준다니요!! 문제는 제대로 된 효과를 보려면 식물의 양이 저희 생각보다는 엄청 많아야 된다는 것인 듯해요. 집이 대궐처럼 넓으면 그만큼 정글 느낌으로 식물도 많아야겠지요. 엄청나게 넓은 사무실에서 책상 위에 조막만 한 화분을 올려놓고 여기 공기는 깨끗해졌으리라 믿기는 슬프지만 좀 힘들기도 하구요. 



별아이비 ©JeonghyunLee




그러니깐... 제가 식물 왕초보로서 내리는 결론은 식물이 공기정화를 하는 것은 백 번 천 번 맞지만 그렇다고 화분 하나가 우리 집 공기를 완전히 바꿔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인 듯.. 합니다. 그러니까.. 식물을 많이 들이면 좋습니다.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공기정화를 하지 않아도 식물은 그 자체로 힐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생명이니까요. 거기다가 공기정화까지 해준다니 고맙고 소듕합니다.  



별아이비 ©JeonghyunLee




식물 공부가 분명 저에게는 힐링이 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힐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얘기가 많이 나왔네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이런 걸 찾아보다 보니 더더욱 학창 시절 생물시간이 생각나네요. 하라고 할 때는 하기 싫던 공부 ㅋㅋㅋ 그땐 졸음과의 투쟁으로 광합성이니 증산이니 이런 것은 오로지 자장가였을 뿐이었지요. 저런 걸 배울 때는 정말 미세먼지 걱정은 없던 시절입니다. 미세먼지라는 말도 없었던, 가을이면 하늘이 시리게 파랗고, 봄이면 개학하는 거 걱정이지 황사 걱정은 없던 때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도시락 까먹고 나서 맑은 공기도 좀 더 많이 마셔둘 걸 그랬어요. 




별아이비 ©JeonghyunLee






오늘 공부의 출처는 "두산백과", 다음 웹툰 "유사과학 탐구영역",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건강 꽃 식물 재배와 이용", 국가 농업기술 포털 "농사로", 네이버 블로그 "The Brochure of my life", "베베의 블로그"입니다. 




제가 찍는 식물 사진과 사진으로 만든 포스터는 이곳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40plants/


제가 찍는 다른 사진들은 이 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jhl.photo/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이면 더 예쁜 색을 보여주는 식물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