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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Aug 05. 2019

식물과 함께 여름 나기

화끈하게 열대 식물 - 파파야 





항상 뜨거움과 꿉꿉함을 콤보로 선사하는 우리나라의 여름 더위는 프로 집순이인 저마저도 에어컨 빵빵한 카페로 대피하게 합니다. 바로 집 앞에도 카페들이 있지만 제가 가고 싶은 카페는 걸어서 8분 거리. 카페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등판은 모두 젖어있지만 카페 문을 여는 순간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이 순식간에 땀을 식혀주는 맛이 있죠. 카페 안에 자리 잡은 식물들이 에어컨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쪽 빨면 이만한 피서가 없습니다. 하지만, 에어컨의 찬 바람을 식물들이 직접 맞는 것은 피해 줘야 한다는 데요.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다소 걱정스럽게 카페 안 식물들을 바라보게 되었지만, 사실 우리 집 식물보다 대체적으로 상태가 월등히 좋아 보이니 괜한 걱정이지요.





©JeonghyunLee





저는 여름보다는 겨울을 더 무서워해서 식물에게도 겨울이 더 혹독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실식물에게는 보통 여름이 더 위험하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여름은 무시무시하게 습하고 더 무서운 장마철이 있어 더욱 그렇죠. 식물에 대한 해외 자료를 찾을 때 이점을 주의해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장마철이 없이 건조한 여름을 가진 나라의 자료만 참고했다가는 긴 장마철 비극의 서막이 열릴 수 있습니다. 이 습한 여름을 잘 나려면 무엇보다 통풍이 중요합니다. 특히 물을 주고 난 후에는 물이 잘 빠져나가고 마를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물이 빨리 말라 버려서 물을 자주 줘야 하지만 장마철이 되면 주변 습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물을 줄여주셔야 한대요. 대부분의 다육 식물들은 강한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름을 즐길 것 같지만 과습에 취약해서 우리나라의 습한 여름이 최대의 위기이죠. 잔뜩 습해진 여름날 물을 잘못 주면 공기 중 습도와 함께 흙 속 수분까지 더해져 금방 물러버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물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고 부득이 물을 주었다면 물이 잘 빠져나가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JeonghyunLee






물을 준 후 도저히 바람이 통할 것 같지 않다면 선풍기의 도움을 받으셔도 좋습니다. 에어컨은 끄고 나면 갑자기 습도가 높아져 습기를 싫어하는 식물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답니다. 그래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요. 그럴 때는 아까 얘기한 대로 에어컨의 찬 바람이 바로 식물에게 가지 않도록 해주는 게 좋다고 해요. 물론 튼튼한 식물들은 그것도 잘 견디는 것을 제가 확인했지만, 저 같은 초보들은 괜한 모험은 하지 않는 게 좋지요. 가지나 잎이 너무 무성해진 식물들은 여름이 오기 전 미리 가지치기를 해서 바람이 잘 드나들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고 해요. 고수들의 도움이 또 한 번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지 치는 게 뭐가 어렵냐고 하지만, 가지 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보다 쫄보 마인드의 초보는 도저히 멀쩡해 보이는 잎이나 가지를 떼어낼 강단이 생기지를 않으니까요.





©JeonghyunLee





여름날 너무 높아지는 온도 역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낮 이후 밤에라도 시원해져야 식물들도 쉴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열대야가 있어 밤에도 충분히 온도가 내려가지 않을 때가 많죠. 그럴 때 더위에 특별히 약한 식물들에게는 저녁때 물을 주어 온도를 한 번 떨어뜨려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네요. 열대야가 찾아오면 한강변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 주는 것도 여름날을 보내는 식물 주인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입니다. 직사광선이 필요한 식물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여름철 한낮의 태양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 있는 것은 위험하죠. 직사광선을 즐기는 식물들이라도 물이 닿은 채로 햇빛에 노출되면 화상의 염려가 있고요. 직사광선에 약하거나 더위에 약한 식물들은 더더욱 그늘에 놓고 빛을 가려주셔야 합니다. 





©JeonghyunLee





파파야는 이름부터 풍기는 이미지가 여름 느낌이라 여름 나는 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열대 과일로 유명한 파파야는 잎 모양도 이쁘고 까다롭지 않게 잘 자라는 편이라 관엽식물로 집에서 키우기 좋아요. 우리가 익히 들어왔지만 딱히 무슨 맛이었는지는 긴가민가한 그 열대 과일 파파야가 열리는 나무이지요. 나무와 풀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30도 이상으로 덥게 키우면 열매 맺는 것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식물 금손들은 물론 초보에게도 열대작물 수확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햇빛, 물 모두 많이 필요로 하고 온도도 높은 걸 좋아하는 화끈한 식물입니다.콜럼버스는 파파야를 처음 먹고 맛과 향에 반해 천사의 열매라고 했다는데 그렇게 맛있는 열매였었나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열대 과일 재배가 가능해지고 있고 파파야도 연구대상 중 하나라고 하더니 얼마 전 마트에서 정말로 국내산 파파야를 만났습니다. 영양소는 높고 열량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니 인기가 꽤 좋을 것 같습니다. 열매는 열매지만, 열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잎 모양 덕분에 무더운 여름날 바라만 봐도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너무너무 더운 날에는 이렇게 시원시원한 잎을 자랑하는 열대 식물들과 함께 차라리 열대 분위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겨울은 겨울답게 여름은 여름답게 나는 게 가장 건강한 것이라고 하니까요.






<파파야 키우기>



빛 : 일 년 내내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곳에 놓고 키워 주세요. 직사광선도 괜찮습니다.


물 : 성장이 빠른 아이라 물을 많이 먹어요. 윗 흙이 마르면 바로 듬뿍 주세요. 물을 준 후에는 물이 잘 빠지도록 해주셔야 해요.


온도 : 덥고 습한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온실에서 재배한다고 해요. 따뜻한 걸 넘어서 덥게 덥게 키워 주세요. 낮 온도는 25도에서 35도가 좋아요. 겨울에도 최대한 따뜻하게 15도 이상 유지해 주세요.








제가 찍는 식물 사진과 사진으로 만든 포스터는 이곳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instagram.com/40plants/


제가 찍는 다른 사진들은 이 곳에서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jhl.photo/






©Jeonghyu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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