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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고르 Feb 02. 2022

귀촌하면 애는 어떡할 건데?

귀촌 리스크


"촌구석에서 애를 어떻게 키우려고? 학교나 병원도 변변찮을 텐데.. "


어른들에게 귀촌한다고 밝히면 흔히 듣는 얘기다. 우리 부부는 아직 애가 없다. 결혼을 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아이를 갖기엔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환경이 안정되면 아이를 낳을 생각이다. 처음엔 딩크족 부부가 될 생각도 있었지만 결혼 후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을 생각하게 됐다.


사실 귀촌에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출산이다. 뉴스 기사에서 서울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접할 때면 '애 교육을 저렇게 지독히 시켜야 하나.. 그래야 뒤처지지 않는 아이가 되려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치원 들어가기도 전에 영어교육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아이의 교육을 위해 좋은 학군이 위치한 지역에 이사까지 결심하는 부모들을 보면 좀 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유 없이 저러진 않겠지란 생각이 든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 난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 난 경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크게 신뢰하지 않은 편인데, 그 이유는 난 타인들과는 다른 시야가 형성돼있다고 확신해서다. 난 평생을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을 추구해왔고 경험을 통해 이 삶의 방향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보면 우리 부모님이나 아내를 제외하곤 나를 동의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아내도 이러한 측면에서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좋은 학군에서 공부하거나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우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왔고 다양한 시도에 의한 작은 성공이 자존감을 높여왔다. 또, 성공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도 안다. 인생에서 실패도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단 것을 인정한다. 성공과 실패를 나눌 것이 아니라 둘 다 하나의 삶일 뿐이라고 인정한다면 이 두 가치의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은 우리에게 크게 중요치 않다. 시골이라고 해서 아이에게 좋은 교육 환경이라기보단 사는 곳이 어디든 우린 아이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게끔 도움을 줄 것이다. 삶의 주체성에 의해 행복은 결정된다고 믿어서다. 어떤 면에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골의 삶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남을 이겨야 된다'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는 환경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비록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착하게만 자란다면 그것으로 될 것이다.


아이가 생긴다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주고 싶다. 내가 지금 주식을 하고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 중 큰 부분이 미래에 가질 아이 때문이다. 앞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어서 뭔가 모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의 내 행위는 하나의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가장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가장 확실한 가치재다. 부자가 될 필욘 없지만  '평범한 경제적 수준'까진 도달해야 아이에게도 치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 아인 나와 아내를 닮았으면 좋겠다. 외모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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