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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고르 Mar 01. 2022

진심으로 프리랜서가 마려운 가짜사회복지사

조직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정녕 프리랜서가 되긴 불가능한 것일까. 


프리랜서가 어떤 직업인가. 조직에 가입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재능을 활용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은가. 사회복지분야를 경험하면서 조직의 해 쓴맛을 본 나로선 프리랜서가 존나 마려워지는 것이다. 말도 안 되지만 사회복지사가 재택에서 근무가 가능하다면 월급 100만 원을 받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동료 간의 협업이 관건인 사회복지분야에서 재택근무는 허무맹랑한 소리 나 마찬가지다.


1월부터 지금까지 약 1달간 먹고 싸기만 하는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데 정말 신기한 현상이 나에게 찾아왔다. 백수가 된 순간부터 마치 뇌수가 터져나가 듯 새로운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고 있다. 일단 지금의 백수생활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 첫 번째 이유는 투자 공부를 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주식과 코인, NFT에 관한 지식을 마구마구 섭취 있으며 남은 내 인생 60년 동안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발판을 만들어놨다. 겨우 백수 생활 한 달로 여생의 투자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는 건 적어도 나에겐 상당한 이슈다.


창녕에 있는 재가노인복지센터 4군데에 지원서를 넣어놨는데 4일째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남들과 다른 인생을 선택한 것에 대한 대가가 있을 거라고 각오하고 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취직이 되지 않을까 봐 걱정은 하고 있다. 하지만 취직에 성공해도 또 빌어먹을 사회복지 현장 스트레스가 나를 괴롭혀버리겠지. 정녕 프리랜서의 길은 없을까?


프리랜서의 발목이라도 핥아보기 위하여 어제 전자책 PDF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운 좋게도 벌써 세 분이 구매를 해주셨지만 이 수입으론 결코 프리랜서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정. 녕. 프리랜서의 길은 없을까?


향후 2년 안에 창녕에서 카페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 시골에서 카페 창업을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발판이 있어야 할까? 물론 카페 자체의 매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요소가 시골엔 있다고 본다. 바로 커뮤니티 형성이다. 나는 대학교 때 꽤 오랫동안 동아리 하나를 운영하면서 커뮤니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의 위력이다. 


카페 자체가 브랜딩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면 어떨까. 


나는 두 가지의 경험과 기술이 있다. 첫째, 동아리 운영 경험, 두 번째, 통기타/보컬 능력이다. 이 두 가지를 인생에 반영하여 창녕에 음악동호회를 만드는 것이다. 시골에도 음악 마려운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을 조금씩 모아 동호회를 운영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면 어떨까. 내가 덕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것을 베풀 순 있다.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돼있는 상태에서 어떤 가게 하나를 차린다면 그만큼 효과적인 마케팅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실용적인 의도를 가지고 동호회를 운영한다면 회원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목적을 잊고 받을 생각 없이 먼저 베푸는 방향이 좋을 것이다.


동호회는 비영리와 영리의 경계의 선에 애매하게 머물러 있는 집단이다. 일단 공간이 필요하다. 보증금을 요하며 월세도 꼬박꼬박 내야 한다. 또한 인테리어와 악기들이 필요하다. 내가 대충 계산해 보니 넉넉잡아 약 4천만 원의 돈이 들어갈 것 같다. 물론 여기서 보증금은 보전이 되는 돈이다. 나머지 2천만 원은 날릴 확률이 있는 위험한 돈이다.


2천만 원을 투자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미친 생각일까? 아니면 2천만 원 치를 동호회 회원들에게 베푼다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1인당 동호회비 월 3만 원을 받는다고 치면 월세밖에 충당되지 않는다. 커뮤니팅 형성이란 것은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일까. 나는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공간과 커뮤니티의 효과에 대해 더 공부해 봐야겠다. 


어쨌든 백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아이디어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백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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