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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고르 Mar 02. 2022

손해를 볼 줄 알아야 하는 이유

어떻게 이득만 보고 사나

손해를 본다는 것은 내가 취할 이득을 타인에게 양도한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즉, 내가 손해를 본다는 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베푼다는 것이다. 베푼다는 건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무언갈 준다는 것이고. Give and Take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Give만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비합리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치 있는 행위다(기부행위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론만 언급할 게 아니라 실제로 손해 보는 행위를 어떻게 삶에 적용하는지 대표적인 3가지 사례로 이야기해 보겠다.



1. 결혼생활


손해를 보겠다는 자세는 건강한 결혼생활에 필수적이다. 다른 우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어찌 보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습관, 문화, 생각, 행동 등 두 사람의 모든 생활양식이 상이해서 사사건건 부딪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난 설거지를 할 때 씻은 그릇을 종류에 상관없이 놓는 편인데 아내는 종류별로 놓는다. 아주 사소한 거라고 여길 수 있지만 부부는 이런 것으로도 싸울 수 있다. 종류별로 놓지 않는 것이 나에겐 이득이지만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 기꺼이 종류별로 놓는 손해를 감수한다. 


이처럼 상대방의 방식을 손해를 감수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노력해야지.


부부가 서로 손해를 보려고 안달이 나 있다면 어느 부부가 이혼 하려고 하겠는가. 



2. 친구


친구를 만나면 음식이나 물건값을 지불할 때 누가 낼 것인지 애매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런 상황이라면 난 항상 내가 내겠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항상' 내가 내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내 경험상 친구에 의해 손해를 본 것은 미래에 늘 다른 형태로 돌아왔다. 아니, 그 값에 우정이란 가치가 붙어서 돌아왔다. 그리고 축의금, 생일선물 등 특별한 친구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합리적인 금액보다 높은 비용을 베푼다. 친구에게 우정을 표현할 기회는 늘 있지 않다.



3. 직장


손해 보는 삶은 유난히 직장에서 가장 적용하기 어렵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행위다. 상사와 동료와 나의 관계는 각자의 이익을 취할 욕구에 의해 더럽혀진다. 예를 들어 업무 분장에 있어 힘든 일을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데 아무도 선뜻 손을 들지 않을 때다. 난 그럴 때 과감하게 손을 치켜든다. 어떻게 손해를 보지 않을지 궁리하는 사람보다 어떻게 동료를 배려할지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멋있지 않은가. 비록 난 손해를 봤지만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멋있는 사람의 타이틀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말고도 손해 보는 삶을 적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대부분은 본인의 이익을 좇는다. 그렇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은 멋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당당하게 멋있는 사람이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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