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꿈
25평 정도 적당한 평수의 주택. 그리고 앞마당은 200평 정도 되며 그곳엔 우리가 키우는 염소도 있고 닭도 있고 강아지도 있으면 좋겠다. 아침마다 닭장으로 가서 각기 다른 크기와 색깔의 이쁜 유정란을 가져온다. 그걸로 아침도 해먹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한다.
마당엔 동물들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과일나무도 기르고 싶다. 상큼한 유자와 달콤한 무화과. 꽤 큰 노동력이 필요하고 수입도 안되지만 수확과 나눔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여유가 있을 때면 마당 구석에 있는 목재 의자에 앉아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싶다.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자기가 아니라 더 의미 있는 일을 할지 이야기하고 싶다.
추운 겨울이면 난방이 아니라 난로를 피운다. 버튼하나만 누르면 따뜻해지는 보일러보다 훨씬 불편하지만 불멍과 타는 나무의 고소한 냄새를 누릴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초록색 풍경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미래의 내 아이들에게도 도시의 매연이 아닌 자연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최근 어떤 귀농 다큐를 아내와 보고 상상해 본 우리의 미래 거주지이다. 다큐 주인공 부부는 실제로 이렇게 살고 있었다. 동상이몽이라고.. 다큐가 끝나고 아내는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지만 난 바로 노트북 앞에 앉아서 저렇게 살려면 돈이 얼마가 필요할지 먼저 계산해 봤다.
일단 300평 정도 땅이 필요하다. 시골 끝자락이라고 생각하고 가격을 아주 낮게 생각해 봤을 때 평당 100만 원. 그럼.. 3억이 필요하겠군. 땅을 구입했으면 집을 지어야 하니 건축 비용 평당 500이라고 생각하면 면약 1억 2천. 거기다 각종 가축들.. 휴.. 계산기를 뚜드려 보다 이내 포기하고 만다.
저런 낭만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있길래..라는 생각이 먼저든다. 시골에 살고자 하면서 왜 그렇게 돈돈 거리 느냐고? 왜냐면 진짜 진심으로 시골에서 살고 싶어서다. 최대한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실현 가능한지를 먼저 보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돈을 벌 궁리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골에 살기 위해 더 자본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꿈이 있기에 오늘을 산다. 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더 노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