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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Nov 08. 2019

주말 필수코스, 서점과 도서관

제2장 `하루 공부의 힘`을 믿는다 <사고력 키우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선 책을 자주 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서점에 자주 갔다. 주말에 꼭 한 번은 서점에 갔다. 책을 사러 가기도 했지만 서점이 풍기는 분위기가 좋기도 했다. 덥고 추운 계절엔 시간 보내기 안성맞춤인 장소이기도 하다. 아이도 좋아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자주 가던 대형 서점에는 젤리를 팔았다. 서점에 아이를 데리고 갈 때마다 거의 매번 젤리를 사주다보니 아이는 젤리를 먹는 맛에 서점가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에게 ‘서점 갈까?’ 이렇게 물어보면 무조건 ‘좋다’고 신나했다. 서점에서 아이는 장난감도 실컷 만져보고 공짜로 블록놀이도 할 수 있었다. 한 번 시작한 블록놀이는 두 시간을 넘긴 적도 많았다. 그것도 제 자리에 서서, 집에 가자고 해도 싫다고 한다. 서점에는 아이들이 집중해서 할 것들이 많다. 


서점에도 자주 갔지만 도서관도 적극 이용했다. 나는 도서관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살았다. 그 도서관에는 아이가 볼 만한 책들이 많았다. 일주일에 10권까지 빌릴 수 있는 데다 대출 연장도 가능했다. 도서관을 이용하면 책꽂이에 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책이 꽂혀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원하는 때 쉽게 볼 수 있었다. 전집을 사게 되면 20%만 읽을 만 하고 사실 나머지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부실한 것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 있는 책만 읽으라고 하면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몇 권의 책만을 반복해서 읽는다. 초반엔 독서 칭찬스티커를 빨리 따내기 위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로만 보려는 경향이 강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들을 볼 수 있다. 또 대출 기한이 있기 때문에 기한에 맞춰 책을 반납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아이에게 은근슬쩍 빌린 책을 읽으라고 압박?을 가하기도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점과 도서관의 가장 좋은 점은 아이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많은 언니, 오빠들이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단 점이다. 이런 점은 자연스럽게 책을 보는 환경을 연출하기 좋았다. 굳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그림만 봐도 좋다. 


보통 서점들은 아이들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잘 만들어 놨다. 자주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게 되면 아이는 시키지 않아도 의자에 앉아 책 속의 그림을 보거나 책을 읽게 된다. 마치 자기가 그 일을 하러 여기에 온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집에서처럼 `책 좀 읽어`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서점도 한 서점만 가지 않고 이 서점, 저 서점으로 돌아다녔다. 서점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풍기는 냄새도 다르다. 각각의 서점에서 느껴지는 편안함도 제각각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둘러보는 맛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서점이나 도서관을 싫어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 아이를 처음 `젤리`로 유혹했듯이 말이다. 공간이 주는 힘은 때론 위대하다. 


물론 이렇게 아이가 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 아이는 언제쯤 저렇게 얌전히 앉아서 책을 읽게 될까’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서점이나 도서관이 처음에는 젤리를 먹거나 블록 놀이는 하는 곳에서 그림을 보는 곳, 책을 읽는 곳으로 점차 바뀌어나갔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아이에게 “어떻게 갑자기 책 읽는 게 좋아졌어?”라고 물으니 아이는 “어떤 책을 읽었는데 거기 대통령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약간 질투가 났어. 그래서 나도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재미있었어”라고 말했다. 


엄마, 아빠의 책 읽는 모습도 중요하다. 보통 아이는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이 계속해서 아이에게 노출되면 아이도 책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게 된다. “엄마, 나 이것만 하고 책 읽어도 돼?”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줄 만한 여유가 없거나 서점이나 도서관이 싫다면 만화방도 괜찮다. 요즘은 가족 단위로 만화방을 찾는 모습을 자주 본다. 나는 주말에 만화방에 가려고 했다가 줄까지 서야 한 적도 있었다. 만화방은 아이들을 유혹하기 좋은 장소다. 컵라면, 짜파게티, 과자, 사탕 등을 판다. 만화방에서 먹는 라면은 두말 할 것 없이 너무 맛있다. 만화책을 보다보면 시간도 금방 간다. 그러니 서점, 도서관이 싫다면 만화방이라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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