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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Nov 08. 2019

반드시 보상할게

제1장 나는 그저 네가 밝고 행복하길 바랄 뿐이었는데..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친다는 것은 아이를 통제하는 일과 같다. 공부가 재미있는 아이는 별로 없으니까. 그러니 반드시 보상해줘야 한다. 아이가 커가면서 달라지겠지만 아이가 어릴 때에는 보상만이 아이가 공부하는 동력이 된다. 


나는 아이가 네다섯 살 때부터 칭찬스티커를 활용해왔다. 어릴 때는 양치질 하기나 한 자리에 앉아서 밥 먹기 등 아이가 싫어하거나 가장 잘 되지 않은 부분을 스스로 잘 했을 때 칭찬스티커를 많이 붙여줬다.  


초반에는 말 그대로 스티커를 붙여줬다. 스티커를 많이 붙이다보니 스티커가 금방 동이 났다. 그래서 그냥 하얀 스케치북을 찢어서 포도송이나 나무 등의 그림을 그리고 그 칸마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색연필로 칠했다. 포도송이 등을 다 채웠을 경우 마트에 데리고 가서 장난감 등으로 보상을 해줬다. 어차피 사줘야 할 물건들을 칭찬스티커로 유도해 사주다보니 부모 입장에선 뭔가 남는 장사를 한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아이에게도 “네가 잘 해서 선물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엄마가 사줬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그러면 아이의 어깨가 으쓱한다. 


칭찬스티커를 처음 활용하거나 참을성이 약한 아이라면 1~2주안에 보상이 가게끔 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면 이 기간을 늘려도 아이의 저항이 크지 않다. 아이가 커가면서 생활 습관이 잡히다보니 칭찬스티커는 공부에 대한 보상으로 바뀌었다. 


다만 나는 공부에 대한 성과로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았다. 수학 문제를 다 맞아서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해서 열심히 했느냐를 높이 샀다. 나는 아이에게 반복해서 “칭찬스티커는 너가 얼마나 공부를 집중했는가에 따라 붙여 줄 거야. 다 맞았다고 붙여주지 않아. 다 틀렸어도 너가 집중해서 공부했다면 스티커를 많이 붙여줄 거야”라고 얘기했다. 


어느 날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었는데 30문제 중에 29개나 틀렸다. 아이가 문제를 푸는 법을 모르지 않았는데 이상했다. 평소에 이렇게 많이 틀리면 내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특유의 승부욕 때문인지 짜증을 부리고 울기도 했는데 이날은 오히려 싱글벙글 했다. 아이 스스로 “잘 됐다. 다 틀렸기 때문에 한 번 더 보면서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야”라고 말했다. 평소에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한 것이다. 


그러고는 나한테 칭찬스티커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아이가 다 틀려서 한 번 더 문제를 푸느라 두 배나 고생했음에도 짜증내지 않은 자세를 칭찬해 평소보다 더 많은 스티커를 붙여줬다. 가끔 보면 아이는 나를 시험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게 한다. 엄마가 평소에 말한 대로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지 말이다. 그러니 공부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아이 공부 습관을 들이는데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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