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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야 Nov 08. 2019

공부 습관 만들기, 더 나아가 욕구

제1장 나는 그저 네가 밝고 행복하길 바랄 뿐이었는데..

엄마가 아이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다. 그 이후엔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언제까지 쫓아다니며 잔소리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기간까지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게끔 지원해주고 도와주는 것이다. 일종의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 다녀와 잠을 잘 때까지 남는 시간들을 뭘 하면서 보내게 해야 할까. 결국엔 엄마, 아빠가 아침에 눈을 떠 직장에 가서 자기 일을 스스로 해나가듯이 아이한테도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 다녀오는 일 외에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이 신나게 노는 일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말이다. 결국엔 아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 뭔가에 대한 갈망이나 욕구 등은 결핍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유치원 영어 수업을 참관한 후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겠다고 했을 때 아이가 크게 거부하지 않은 것은 자기 스스로 영어가 또래보다 뒤쳐진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면 나는 `결핍이 아이를 성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10만큼 필요하다고 할 경우 10이나 11을 주는 게 아니라 8이나 9 정도를 주고 나머지 1과 2 만큼은 아이 스스로 구하게끔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할 경우 아이도 어느 순간 자기가 1~2 만큼이 부족하다고 깨닫고 1~2를 채우려는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실천되고 완성되기 위해선 모든 것이 과잉인 시대에 주변의 아이들을 지운 채 오롯이 우리 아이에게 집중하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재미다. 아무리 필요하다고 느껴도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면 쉽게 지친다. 다행히 아이는 공부 그 자체를 싫어하지 않았다. 물론 아이와 공부를 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내가 퇴근을 한 후 피곤한 몸으로 아이 공부를 가르치다 보니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때는 점점 화가 났다. 이럴 때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퇴근 후 아이와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내가 너무 힘들고 피곤해 “엄마가 오늘 조금 아파. 공부는 못해”라고 하면 아이는 아픈 나를 걱정하기보다 “앗싸, 오늘 공부 안 한다”라고 좋아했다. 반면 또 어떤 때는 아이와의 공부 호흡이 잘 맞을 때도 있었다. 아이는 내가 그만 끝내자고 해도 수학 문제 더 풀고 싶다고 조르곤 했다. 그러면 나는 `그만 하자`고 하고 아이는 `더 하겠다`고 하는 부모 입장에선 기분 좋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사실 나는 너무 피곤했다. 사탕을 주고서라도 내일하자고 하고 싶었다. 실제로 나는 그날 주어진 분량 외에 웬만하면 더 시키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더 공부하겠다고 하는 것이 나한테 단순히 칭찬을 받기 위해서 한 행동인지, 정말 그 공부가 재미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최소한 `엄마와의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이렇게 화창한 날들과 흐린 날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공부를 매일 매일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공부를 대하는 자세 또한 달라진다. 우리가 전 날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출근 시간에 맞춰 꼭두새벽에 벌떡 일어나는 것과 같다.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일은 반드시 해내게 돼 있다. 그런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라면 안 할 가능성이 높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이 스스로 매일 매일 습관적으로 공부를 해왔다면 공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일을 하는 게 그리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기 싫지만 결국 해냈을 때 “오늘 하루 잘 살았다, 오늘의 몫을 했구나”라는 성취감, 책임감 등도 느낄 수 있다. 공부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다. 내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공부를 대하는 태도, 자세를 올바르게 만들어주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공부에 대한 습관, 필요성을 넘어 `공부 욕구`로 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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