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포근한 식빵 속에 누가 살고 있을까? 뜨개질을 하고 있는 유령? 그림책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길 위의 이름 없는 고양이들에게’
식빵 가게주인이 영업시간이 끝나 정리를 하고 퇴근을 한다. 문을 닫고 나간 후..그 시각 식빵 가게 근처에는 노란검정의 얼룩고양이가 작게 웅크리고 있다. 식빵 안에 존재하던 식빵유령과 길가에 있다가 가게안으로 들어온 고양이가 만나는 순간이다.
어스름한 저녁시간 식빵에서 나온 식빵유령은 식탁주변을 돌아다니며 어질어진 주변을 정리한다. 배가 고팠던 고양이는 식탁위에 올려져있던 맛있는 식빵을 야금야금 먹어버린다. 털도 날린다. 그 주변을 식빵유령은 쓸고 닦으면서 또 어지르는 고양이가 못마땅하다. 여느 날처럼 식빵 유령은 식빵집을 나서다가 부스럭 소리를 듣는다.
고양이 이 녀석.. 혼줄을 내줄테다. 벼르고 있는데, 고양이가 아니라 날카롭게 생긴 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식빵을 야금야금 먹어치우는 쥐에게 발을 동동거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데, 그 때 고양이가 나타난다. 자신의 집인 식빵을 지켜준 것이다. 고양이 덕분에. 식빵유령은 처음으로 고양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자신의 집을 안전하게 지켜준 고양이를 위해 식빵 유령은 소시지를 준비한다. 맛있게 냠냠 먹는 고양이 모습이 행복해보인다. 여전히 뒹굴뒹굴 쨍그랑 대며 식빵가게를 어지럽히는 고양이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지 버르는 식빵유령. 예전 어릴 때 즐겨보았던 위스퍼 영화가 생각났다. 유령의 모습을 귀엽고 친근하게 표현한 영화여서 더욱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상하네? 이상해. 고양이 녀석이 올 때가 되었는데..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 눈도 오는데 어딜 갔을까? 왜 오지 않을까? 궁금한 식빵 유령.
‘잘 지내고 있겠지?’
부스럭 부스럭
아!
너 무슨일이 있었던 거야. 식빵유령을 찾아온 고양이 유령. 이제 식빵안은 고양이와 식빵유령의 집이 되었다. 함께인 둘의 모습에 안도하고 마지막 장면의 모습에서 가슴이 먹먹했던 그림책. 비로소 맨 앞에 쓰여진 ‘길 위의 이름 없는 고양이들에게’ 문구가 마음으로 와닿았다.
p.s. 작가 윤지님은 고양이친구들과 함께 살고 길에서 만나 가족이 되었다고 하네요. 추워지는 겨울날, 모두에게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