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생활

내 책이 오니 아이가 하는 말

책 배달은 나의 취미다.

by 정희정

좋겠다....


알라딘 택배상자를 연다. 내 책 2권을 주문했다. 보고 싶은 책이 있어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책용돈이 생길때마다 주문한다. 이번에는 내 책만 주문했다. 평소에 아이가 보는 책, 아이가 보면 좋을 책을 미리 골라두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본다.


이 책 어때?

이 책 주문할까?

이번에 카카오프렌즈 나왔던데. (신간이 나올때마다 주문한다)

오~ 이런 책도 있어!


아이의 반응은 좋아! 아니,

그러고 한번은 학교에서 1학기에 필요한 책이 있어 주문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한번은 엄마 <푸른 사자 와니니> 라는 책 보고 싶다고 말한다. 신간 코너에서 자주 보던 책이라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나 역시 몇 번 눈길을 주던 책이라 알았다고 말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둔다.


장바구니는 생각할 시간을 준다. 바로 주문하는 책이 있는가하면(이전에 눈여겨 봐둔 책이거나 이전 시리즈물이 확실히 재미있을 경우, 또는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선생님을 통해 알려준 책) 시간을 두고 주문하는 책들이 있다. 정말 너무 보고싶어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하루이틀 지나니 시들해진다. 돈 모아서 꼭 사야지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들은 두고두고 바라본다.

장바구니는 참음이고 기다림이다. 일주일, 한달이 지나고 다시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면 이~만큼 책이 쌓여있다. 시간이 지나도 꼭 사고싶은 책을 산다. 관심이 시들해지는 책들은 사지 않는다. 물건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당장 사야지! 충동구매를 해놓고 후회하기 보다 하루이틀 일주일후에도 꼭 필요한, 나에게 맞는 물건을 내 집에 들이고 싶다. 보고싶은 책들이 쌓여간다는 건 참 좋은거다. 집 안의 책 공간도 생각해야 하고 이 책을 시키면 내가 읽을까? 아이가 볼까? 생각하게 된다. 한 장을 읽더라도 정말 와닿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을 오늘도 찾는다.


'지금'을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내용인지 지금 나에게 공감되는 내용인지 살핀다. 사두고 안보게 되는 책들도 많다. 언젠가 한번은 보고싶다 생각하고 또 보게되는 책들도 많다. 책장은 점점 넓어질 것이고 책들도 자기자리를 차지할게 될거다. 4살 둘째 꼬맹이부터 마흔의 나에게 이르는 범위의 책들이 다방면으로 자리한다. 어쩌면 언젠가 첫째 아이가 보는 책들의 범위가 나를 넘어설 것이고(이미 넘어섰지만) 글의 종류나 책의 두께도 나를 훨씬 넘어설거라 생각한다.


해리포터 보고 싶어. 해리포터는 시리즈별로 사두면 좋을 것 같아 우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쿠키런 시리즈물도 넣어두었다. 한번살때 화악~~ 선물하는 의미도 있다. 책선물을 기대하는 아이, 책선물을 한아름 받을 때 기쁨을 표현한다. 마음껏 좋아하고 또 마음껏 본다. 책은 그런의미다.


그래서 내 책만 달랑 배달왔을 때 아이는 "좋겠다..." 옆에서 웅얼거린다. 엄마가 매번 네책을 자주 사주었고 이번에는 정말 엄마책, 내 책만을 주문했잖아. 이럴 때도 있어야지. 속으로 생각한다. 책을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 책을 기다리는 시간은 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안달나게 만든다. 책이 사고싶어 근질근질하다. 책선물을 기대하는 것도 좋다. 어린이날, 생일날, 크리스마스날 책선물을 해주면 어떨까? 이번 다가오는 어린이날에는 첫째에게는 해리포터를, 둘째에게는 옥토넛 그림책을 선물해줄까 한다.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보자. 어린이날의 기회, 생일날의 기회를 선물의 기회로 삼아 책 선물을 마음껏 해보자. 평소 말하던 책이면 더 좋겠다. 책이야기를 자주하고 책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것만으로도 아이의 책에 대한 관심은 늘어난다.


아이들에게 책선물을 마음껏 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선물하면서 나도 본다. 책배달은 택배비가 들지 않는다. 책은 또다른 책을 끌어당긴다. 책을 보면 아이들이 생각난다. 책사려고 일하고 책사려고 돈을 아낄지언정 책 먼저 산다. 택배상자를 열 때의 기분이 좋다. 책 상자를 가르면 소담히 담겨있는 책이 좋고 사은품으로 함께 오는 문구류도 기대된다.(알라딘은 책을 구입하면 포인트가 쌓여 포인트에 맞는 사은품을 고를수있다)


새 책의 냄새, 새 책의 무게, 새 책의 질감. 책 배달은 나의 취미다. 책을 고르는 게 재미있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을 주문하는 순간은 희열을 느낀다. 배송되는 기다림은 값지고 도착했다는 문자알림은 기쁨이다. 오늘도 나의 일터에 새 책이 함께 출근했다. 집안 책장 곳곳에는 책에 대한 가족의 사랑이 느껴진다. 할아버지와 함께 구미서점에서 선물받은 책, 할머니가 선물해준 책이 자리한다. 엄마와 서점에서 만난 책, 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집에서 주문한 책도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앗! 아빠가 사준 책이 없네요~~ )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아. 책을 보면 너희들이 생각나고 책을 고르고 있다. 책을 들추어보고 엄마생각도 하고 책을 보며 자장가를 대신하고 책을 좋아하는 너희들에게 엄마는 앞으로도 쉬임없이 책을 선물할거야. 엄마책을 보고 '좋겠네..'라고 말하는 너를 알기에 엄마는 오늘도 책을 부지런히 나른다. 너에게 책을 읽어준 시간들이 엄마와 책을 연결시켜 준것 같다. 책을 사랑하게 해줘서 책을 알게해줘서 고맙다.


p.s.

어느 날 잠못드는 아이에게 글자많은 어린이책의 에피소드 하나를 읽어주었다.

옆에서 남편이 말하길


"언제까지 책을 읽어줘야 해? (글자도 아는데 이젠 혼자서 읽지! 남편더러 둘째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한 뒤 싫어서 불똥이 나에게 첫째 아이에게!)


"13살 까지 계속 읽어줄거거든!"


책을 읽어준 적이 없는 남자라, 아빠라, 남편이라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난 포기할지 않을거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다정한 아빠의 목소리를 얹어 그림책을 읽어주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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