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생활

역사 좋아하는 딸, 싫어하는 엄마

by 정희정

내 아이는 역사를 좋아한다. 역사를 더 알고 싶어 하고 역사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지금은 역사 과목이 없다. 그래서 아쉬워한다.


"엄마, 역사는 언제부터 배워? 역사 배우고 싶은데."


그랬다. 초등학생 4학년인 지금 아이학교는 역사과목이 없다. 5학년부터 역사과목을 배우는 것일까?


처음 시작은 그랬다. 그저 그림책을 늘 읽어주었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그림책에서 조금더 발전한 학습만화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 카카오프렌즈 역사만화책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책을 사고 서점에 들르는 걸 좋아하는 우리는 마침 카카오프렌즈 역사만화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구매했다. 그리고 읽었다.

한번, 두번 보더니 재미있다고 한다. 기대와 관심이 재미로 이어지고, 다음권은 언제 나오나 기다리게 되었다. 다양한 나라가 나오고 짤막하게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간추려져 있다. 내가 모르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아이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이전 <선을 넘는 녀석들>이란 프로그램은 이런 아이의 관심을 이어주었다.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고 궁금했는데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는 유투브까지 찾아보기에 이르렀다. 어느날은 유투브를 보고 삼국지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있었고 어느날은 역사적인 상황에 대해서 공책에, 화이트보드에 끼적이기도 했다.


반면, 나의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다. 부끄럽지만 나는 역사를 모른다. 역사에 관심이 없었고 역사라는 학문을 너무 싫어했다. 단순 암기로만 생각했고 나이가 들어서도 역사는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다. 어느 책 소개에서 나온것처럼, 초등학교 중학교로 가면서 역사를 좋아하는 부류와 싫어하는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내 아이는 전자이고 나는 후자이다. 그럼 어떤 점이 다를까? 어떤 점 때문에 나는 역사를 싫어하는 아이로 성장했고, 내 아이는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을까?


(역사를 접해보지 않았던 나)

어린시절 책을 보지 않았다. 책과 친하지 않았다. 집에 위인전 전집으로 책은 있었지만, 책에 재미를 몰랐다.

역사는 한국역사도, 세계역사도 있는데 우리는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전쟁, 상황들을 학교에 들어가면 단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국사과목을 배우고 세계사 과목을 배운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교과서에 따라 역사를 토막내듯이 딱딱딱 나누어서 배우게 된다. 그러니,, 나처럼 이전까지 책도 보지도 않고 역사라는 세상을 접해보지도 않았던 사람에게는 역사는 어려운 것이 될수밖에 없었다.

생각나는건 년도를 달달달 외워야 했던 기억들과 밑줄긋고 동그라미, 형광펜으로 색칠하는 등의 강제적인 외우기, 암기였던 것이다. 나는 국사가 너무 싫었고 세계사는 더더욱 싫었다. 전체를 알고 세부적으로 상황을 알아가면 나았으려나?


(역사를 접해본 너)

시작은 그림책이었다. 필사적으로 잠자기전에 읽어준 그림책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은 또 다른 그림책을 불렀고 우리는 도서관이나 서점을 시간이 날 때마다 들락거렸다. 이런 끈기는 책 고르기에서도 효과를 발한다. 책을 골라본 경험이 있기에 책 고르는 재미를 느꼈기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책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 이책저책 보다보면 개중에는 재미있는 책도 있지만, 재미없는 책도 있다. 재미없으면? 안보지머. 팔기도 한다.

서점에서 다양한 책들을 보고 그림책에서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학습만화도 본다. 그리고 고른다. 산다. 그렇게 시작했다. 그 책들중에는 카카오프렌즈라는 역사만화책이 있었다. 카카오 캐릭터가 주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역사적인 배경을 모토로 해서 재미있었다. 실로 내가 읽기에도 재미있는데, 아이는 오죽했을까.


지금부터, 지금 당장, 역사책을 고르기는 어려울수 있다. 근육도 써봐야 근력이 생기듯 책도 그렇다. 책도 골라보고 읽어보고 버려봐야 책 고르는 근력이 생긴다. 그래서 책 고르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많고 많은 책이 있고, 그림책도 있고 역사책도 있고 역사만화책도 있다. 그리스로마신화도 있고 카카오프렌즈 역사만화책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히려고 들면 지친다. 그냥 '툭' 던져둬본다. 책상위든, 소파위든, 식탁위든 바닥에 굴러다니든, 그러다보면 한번쯤 손에 들게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자연스러운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봤는데 어? 재미있네. 다른것도 또 봐야지. 아이의 책을 보고 역사에 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어릴 적 싫어했던 역사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내 아이를 통해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고 내 아이처럼 역사에 관심이 지대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단편적인 암기의 파편조각을 떨쳐내는 과정일 것이다. 나에게는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던 역사적인 산물과 상황들이 이제는 내가 살아가는 일상중 한부분이 되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알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인문학이고 역사라는 것을, 역사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던 나에게 내 아이의 모습은 신선하고 반갑게 다가온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일대기를 엮은 것이 역사이고 세계사일 것이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매일의 일상을 기록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의 역사를 쓰고 나의 역사를 나의 아이들에게 자손들에게 공유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내게 역사는 어렵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보려 한다. 그것이 카카오가 되었든 who, why 시리즈가 되었든, 청소년 역사책이 되었든 무엇이든.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 곁에서 역사를 싫어했던 엄마도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의무에서 배운 학창시절에서 벗어났기에 이제는 마흔의 나를 위한 새로운 공부가 되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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