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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May 06. 2022

그림책으로 함께 하는 성교육

부모먼저 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최근 성교육에 관심이 생겨 성교육과 관련한 그림책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기저귀를 떼고 자신의 성기에 관심을 가지는 둘째 아이와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아이에게 모두 필요한 것이 성교육이었다. <호야는 똥침쟁이>는 둘째 아이가 유독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캐릭터로 만들어진 성교육 그림책이다. 아이는 그림책에 푹 빠져들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장난이나 놀림 등에 대해서 정확히 짚어주었다. 똥침을 하면 친구의 소중한 부위가 다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아이스케끼를 하거나 친구들과 놀면서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 행동도 하는 시늉만 하는 것이지 실제로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알려준다. 친구 사이에 서로 좋은 감정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는 것도 호야 그림책에서는 알려준다. 아이와 잠자리에서 나란히 누워 그림책을 펼칠 때마다 아이는 “호야 너~~” 라며 따끔하게 혼내는 시늉을 한다. 어린 나이지만 어떤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지 반복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를 보면 성교육이 어린 시기부터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내 몸에 관심을 가지고 배변훈련을 하면서 성기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남편이 팬티만 입고 있을 때 아이는 아빠 성기에도 관심을 가졌다. 자신과 다른 부분을 보았을 때 신기해하며 다가가기도 했다. 남자와 여자의 성기는 다르다는 걸 인식하고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다가갔을 때 무턱대고 절대 보여주면 안 된다고 하던지, 제대로 신체 부위의 차이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가 크면서 상대의 성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거나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뽀로로 성교육 그림책 중 <오목이 볼록이>는 이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름도 잘 지었다. 오목이 볼록이. 처음으로 아이가 <호야는 똥침쟁이>에 워낙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서 <오목이 볼록이>도 샀다. 여러 권의 시리즈로 되어있어서 한꺼번에 사서 보는 것도 좋다. 여성의 경우를 오목이, 남성인 경우는 볼록이라고 부르며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그림책의 맨 뒷장에는 오목이 볼록이 블록처럼 생긴 스티커를 붙이는 재미에 빠지기도 했다. 남자와 여자의 성기에 대해 오목이, 볼록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었다. 엄마·아빠가 그림책을 보여주며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아이도 오목이 볼록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아빠는 볼록이, 엄마는 오목이라고 따라 하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나는 사실 성에 대해 무지했다. 성에 대해 궁금하긴 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나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고 성에 대해서도 그랬다. 아이를 키우면서 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성은 숨기고 부끄러운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나를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데 특히 여자들은 성에 대해서 수동적인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부모인 나부터 성교육이 제대로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문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은 인생 전반에 걸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무의 근간이 뿌리이듯이 성교육도 그렇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어떻게 태어났는지? 나의 본질을 제대로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모도 잘 모른다. 내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부터 성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부모가 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제대로 인식하면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다.     

 

“아빠,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엄마·아빠가 사랑해서 태어났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난해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성교육 그림책이 필요하다. 티에리 르냉의 <엄마 씨앗 아빠 씨앗>은 이런 설명 해주기 난해한 부분을 그림과 글을 통해 제대로 알려준다. 함께 그림책을 보며 나 역시 깨달은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내가 제대로 아이에게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정확한 성 지식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잘못되고 왜곡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만약 궁금하고 관심사가 커지는 시기에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성에 대해 궁금은 한데 우리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인터넷이나 음란물 등을 통해 잘못된 성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남녀 사이에 성은 진심으로 상대를 사랑하고 존중할 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음란물에서는 이런 부분을 싹 배제한 채 자극적인 부분만을 노출하고 영상을 찍기 때문이다. 엄마·아빠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먼저 마음으로 눈으로 소통을 평소에 하면서 아이들이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좋다. 평소 관계가 좋지 않았다면 더욱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     


 이런 성교육 그림책 안에는 여자와 남자가 성장해가면서 털이 나는 이유와 가슴이 커지는 등 성장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생리와 사정에 대해서도 아이 나이에 맞게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설명이나 교육을 하기 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와의 관계다. 평소 부모와 사이가 좋고 눈을 맞추고 자주 이야기를 하는 부모라면 아이와 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이야기를 잘 안 들어주고 자주 다투는데 갑자기 성에 관한 교육을 한다고 책을 들이댄다면 아이로서는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쁠 것이다. 나의 소중한 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 부모와의 신뢰감과 친밀감이 평소에 다독여져야 한다.


 오늘 아이에게 짜증을 내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물어보는 말을 흘려듣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 번이라도 아이의 눈을 보고 제대로 눈 맞춤을 한다면 아이도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자신을 바라봐주는 부모에게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성은 어떤 학문보다 중요한 학문이다. 특히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필수교육이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나요? 우리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가 학교에서 성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서 실제로 제대로 피임을 하였는지. 학교에서도 이론적인 부분은 배우지만 우리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의 선진국처럼 개방적으로 교육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진짜 궁금한 것은 따로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성에 대한 지식을 인터넷이나 음란사이트를 통해 접하게 된다. 피임이라고 하면 임신을 예방하는 목적도 있지만, 성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 현재의 학교 교육은 아이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지 못한다. 교육받은 적이 없으니 실제 상황이 일어났을 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진심으로 미래를 이야기하고 임신을 준비할만한 만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준비가 되었을 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성관계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훗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콘돔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제대로 된 피임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피임 없는 성관계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이어지며 이는 아동학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내가 임신할 준비가 되었을 정도로 성숙해져야 하며,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안전하게 낳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세상 어떤 것보다 가치 있고 책임이 무거운 부분이다. 상대방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나 역시 좋은 감정이 있을 뿐인데 피임 없이 성관계하게 되면 결국 원치 않는 임신과 만약 임신중절수술을 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특히 여성들에게는 평생 간다.     


 성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나의 몸에 관심을 가지는 4세~11세 사이가 적기다. 성교육 그림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은 그림책이다. 엄마는 딸에게, 아빠는 아들에게 같은 동성의 부모에게 시기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내용을 토대로 배워야 한다. 나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설명하기 어려웠었던 부분들이 객관적이고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설명해주기가 쉽다. 집에 한두 권쯤은 성교육 그림책을 준비해두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분명 성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질문해오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미리 성교육 그림책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화장실 근처에 두어도 좋고 거실 테이블, 책장에 비치해두어도 좋다. 아이들이 샤워하거나 목욕할 때 주로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무심히 놓아둔 그림책이 언젠가 빛을 발하며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을 바라보며 설명해줄 날이 올 것이다.     


 아이들이 품 안에 쏙 들어올 때 무릎에 앉히고 읽어주자. 엄마의 따듯한 가슴과 아빠의 사랑 가득 담긴 눈으로 아이를 꼭 안아주자. 엄마·아빠의 소중한 씨앗들을 받아서 너라는 소중한 존재가 태어났다고 엄마·아빠의 아이로 태어나주어서 참 고맙다고 아이에게 말해주자. 너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특별한 존재란다. 엄마·아빠의 딸로,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사랑해     



p.s. 해당 원고는 <하루10분 그림책읽기의 힘> (가제) 일부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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