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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Oct 27. 2023

성교육, 남자아인데 여자인 엄마가 해도 되나요?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성교육

남자아이인데 여자인 엄마가 해도 되나요?     


대부분 가정에서 교육은 주로 엄마가 합니다. 아이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이기에 어린이집 알림장을 챙기는 것부터 사소한 모든 부분을 엄마와 함께 고민을 이야기하지요. 아이를 전적으로 내가 교육한다는 것은 사실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성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게 성교육을 해주어야 하는데, 나 혼자 감당하려니 두렵기도 하고 부담스러울 거예요. 성교육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남자아이인데 제가 성교육해도 되나요? 입니다. 같은 성은 같은 성이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아이를 오롯이 엄마나 아빠가 홀로 키우는 가정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해답과 생각할 여지를 오늘 드려볼까 합니다. (모든 성은 존중 서로 알아야 생리 믿을만한 어른 누가 해도 상관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괜찮습니다. 아이를 홀로 키우는 가정도 요즘 많은데요. 이혼했거나 별거를 하거나 부모의 사정이나 상황에 따라 엄마나 아빠와 함께 지내거나,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가정도 많습니다. 시대가 변한만큼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지내는 경우도 많고요. 남자아이를 교육하는 어머니가 내가 남자아이의 성교육을 담당해도 되는지 질문한 것처럼 한 번쯤은 궁금했을 내용을 여러분에게 전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하도록 도와줍니다. 엄마나 아빠가 되었든 삼촌, 이모, 할머니가 되었든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단단한 가족이 있습니다. 성전문지식이 없다고 성교육을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를 돌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리는 모두 성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밥을 꼭꼭 씹어먹어라. 잠들기 전에 양치를 꼭 하고 자야지처럼, 아이들에게 몸의 중요한 부위가 어디인지 알려주고 몸을 씻을 때 물이나 비누를 사용해서 깨끗이 관리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일상의 내 몸 돌보기를 알려줍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목욕하는 경우가 많지요? 딸과 함께 목욕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는 부모가 있었습니다. 아빠는 아이와 함께 목욕하는 시간을 참 좋아했습니다. 도란도란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할 테지요. 아이는 아빠와 물속에서 놀이도 하면서 친밀감을 느낍니다. 엄마와 아들이 목욕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랍니다. 어린 시절, 특히 유아기에는 함께 목욕하면서 살을 부대끼는 경험이 신체접촉의 좋은 경험이 되면서 아이들에게 그리고 부모에게 안정감이 생깁니다. 할머니와 손녀딸과의 스킨십도 좋습니다. 목욕하면서 아이의 몸 구석구석을 씻겨주고, 가슴, 배꼽, 음경(음순), 엉덩이를 특별히 소중한 부위라는 것을 알려주면 됩니다. 내 몸에 대해 알고, 내 마음을 표현하고 지키는 방법을 일상생활 속에서 터득해나갈 수 있습니다. 성교육은 사실 육아의 선상입니다.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처럼 성교육도 사실은 그 속에서 내 몸을 알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를 포함하면 됩니다. 속옷을 입힐 때 내 몸의 소중한 부위를 정확한 용어로 표현해 주고, 기저귀를 갈아줄 때 아이의 몸을 마사지하면서 기분 좋은 감촉을 느끼게 해주고,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미리 알려주고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성교육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성교육하는 데 성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어린 유아기 시절은 아이의 몸이 성장하고 몸의 변화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한 단어씩 배우듯이 자신의 특별한 소중한 부위를 정확한 용어로 배우고 아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여자아이는 목욕할 때 쪼그려 앉아서 씻는 방법, 남자아이는 포피를 살짝 잡아당겨서 씻는 방법을 알려주면 됩니다. 누군가 아이가 싫어하는 접촉을 하거나 장난을 했을 때 아이의 곁에서 (대변인으로)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다른 예의로 표현하는 것도 생활 속에 성교육이 됩니다. 작은 아이의 몸이지만, ‘동의’를 구하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건강한 경계’를 알려주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유치원 선택부터 아주 다양한 고민과 선택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럴 때 주변에 나와 의견이 잘 맞거나, 가치관이 비슷한 가족이나 동료를 만나는 것도 좋습니다. 지금은 예전처럼 옆집에 잠시 아이를 돌봐달라고 맡긴다든지 하는 품앗이 육아가 어렵지요. 이럴 때 가까이 지내는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지인, 친구, 가족 친척이 있으면 좋습니다. 저는 첫째 아이가 어린 시절에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아주신 돌보미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이모님~ 하면서 아이가 부르기도 하고 지금까지 연락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믿고 의지했습니다. 가까이 거주했던 저의 남동생도 아이들을 자주 방문하고 놀아주곤 했습니다. 집에 오시는 아이 돌보미 선생님은 둘째 아이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해주셨고요. 특히 첫째 아이의 10대 시절을 지나오면서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통화도 하고,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을 나누기도 했던 마음 편하고 든든한 가족과도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인 나 말고도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건 중요합니다. 엄마·아빠에게 터놓을 수 없는 부분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특히 아빠 홀로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가 초경을 준비하거나 이미 초경을 한 경우 난감할 수 있는데요. 이럴 때 아이의 학교보건 선생님이라든지, 평소 아이와도 자주 소통하면서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생리를 시작한 너에게>처럼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잔잔히 알려주는 책을 선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부모에게 필요한 성교육, 아이에게 필요한 성교육 만화책도 좋습니다!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 와 같은 만화형식으로 되었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기에 좋은 책도 추천해드립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몸과 성장을 돌보고 마음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주변에 누가 있나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부모도 있고, 가족 친척, 믿고 소통하는 지인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이를 가끔 돌봐주시는 돌보미 선생님도 있을 거고요.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나 보건 선생님, 상담실 선생님도 계실 테지요. 아이의 성장과 몸의 변화를 전해주는 그림책이나 성교육 책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이나 아이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찾아볼 수 있는 책을 미리 준비해보시고 필요할 때 꺼내 읽어보시면 됩니다.      


1. 모든 성은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2. 부모가 아니라도 믿을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합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이, 가정의 모습도 다릅니다. 엄마 또는 아빠와 지내는 가정, 할머니와 지내는 가정, 부모와 지내는 가정, 함께 거주하지만, 주말마다 아빠가 오는 가정, 혼자 지내는 가정 등등. 가정의 모습보다는 가정의 화목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우리는 대부분 남자와 여자의 성으로 구분되지만 하나의 성으로 특징지을 수 없는 성 소수자도 많습니다. 모든 성은 존중받아야 하고 소중합니다. 여자는 남자의 성을 공부하고 남자도 여자의 성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이 성교육의 핵심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나라는 소중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그림책을 한 권 가져왔습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입니다.  

   

누가 남자이고 누가 여자인지 꼭 알아야 해?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잖아.

남자야? 여자야? 엄마야? 아빠야? 글쎄, 너는 알겠니?

할머니는 언젠가 말씀하셨어.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과 취향이 있는 거란다.

우리는 사람들 얼굴을 볼 수 있어. 하지만 그 사람을 다 알 수 없어.

남자다움, 여자다움 그냥 자기가 원하는 대로….

_조아나 에스트렐라 <남자아이 여자아이>     


이 그림책 속 할머니가 이야기한 것처럼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과 취향이 있습니다. 최근 성교육을 진행한 친구들에게도 물어보았어요. 어떤 색을 좋아하니?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다양한 색깔들이 나왔지요.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색도 취향도 다릅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에요.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색깔대로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해주세요. 남자아이는 남자가 교육해야 한다? 여자아이는 여자가 교육해야 한다? 그런 건 없습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하면 됩니다. 


본 원고의 내용은 곧 출간될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성교육>(가제) 원고내용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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