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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Nov 06. 2023

안 할 것을 정하라

루틴이 되기까지 딱 하나만

우리는 to do 리스트를 매일같이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가만히 있는 시간에도 '지금 당장' 해야할 일들과 고민들, 집안일에 육아와 관련된 부분까지.. 우리는 매일 순간순간 수많은 생각을 안고 살아간다.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고 시간은 없고 바쁜데 진도는 안나가고.


해야 할일도 많고 생각할 일도 많다. 나도 당연히 그렇다. TO DO 리스트를 한보따리 두보따리 자꾸자꾸 챙긴다. 그러다보니 어깨가 무거워지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볍게 걸어가야하는데 자꾸 해야할 짐들만 많아져서 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럴 때 내가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1. 최대한 미루기

2. 안하는 요일 만들기

3 아예 삭제하기


모든 상황과 경우에 맞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내 상황에 맞추어서 정리해보았다. 나는 책방일을 하고 있고 (오픈한지 얼마되지않아서 해야할 일들이 수두룩빡빡 넘친다 넘쳐) 두 아이의 육아를 온전히 책임지고 있으며 (남편은 멀리 전주에서 근무중이라 주말부부도 아닌 한달부부이다) 집안일과 살림, 설거지까지 모두 내가 해야하는 부분이다.


위의 방법이전에 내가 가장 잘 사용하는 건, 무조건 적고 몰아서 하기다. 사실 이게 첫번째다. 적으란 이야기다. 어디든 좋다. 식탁에 놓인 책도 좋고 옆에 둔 고지서도 좋다! 포스트잇은 적어두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다. 잊어버릴 것 같은 중요한 일은 메모해두고, 만약 포스트잇에 적었다면 냉장고나 눈에 잘띄는 곳에 붙여둘수도 있다. 그리고 할일을 했다면 그 포스트잇을 버리면 된다.


포스트잇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잘만든 제품인것 같다. 주루룩 일과를 나열해서 적어두기도 하고, 해야 할일은 하나씩만 적어두는 것도 좋다.


1개 포스트잇 1개 할일

또는 생각주머니라고 해서, 좋은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포스트잇에 딱 한문장만 적어둔다. 이게 왜 좋으냐고? 특히 글쓰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꼭지제목이 되기도 한다. 한번 해보시라.


어쨋든 하든 안하든 언젠가 하겠지 하면서 적어두면 지금당장 머릿속은 조금 가벼워지는걸 경험할 수 있다.


언젠가는 할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마냥 게으르고 미루는 것보다, "언젠가는 되어있을 그순간을 상상하는 것이다." 일종의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이다. 내가 만든 전단지 박스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 언젠간 다 돌리겠지 지금 당장은 10부씩 전하거나 벽에붙이지만, 오늘 하루는 한개라는 마음으로 한사람이라도 보면 다행이다 라는 마음으로 내 수준에서 조금씩만 돌린다.

중요한 건 지금 내 할일을 '조금씩' 하면서 최대한 미루는 거다. 넘어야할 막대한 산도 조금씩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 조금씩 걸어가면 가까워지듯이 '지금 내가 할수있는 작은 행동'에 집중한다. 까마득하게 멀리만 보이는 곳도 한걸음한걸음 걷다보면 그래도 조금은 가까워질것이다. 그 근처에라도 가 있을 것이다.


안 하는 요일 만들기 (루틴 이외 스케쥴 잡지않기, 친구약속도)

안 하는 요일이 있는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안하는 요일이 아니라 내가 평소루틴처럼 해야할 일들로 빼곡히 채워져있을 때, 그런 일들에서 조금은 가벼운 요일이 있는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일을 한번 적어보는 것도 좋다. 영어필사, 독서, 업무와 일, 운동, 아이등하원하기, 장보기, 저녁준비하기, 청소빨래하기 기타 등등.


이 중에서 내가 루틴처럼 하고있는 (내가 만들어낸) 일과를 한번 적어보자. 영어필사, 독서, 업무와 일, 모임과 수업이 나에게는 내가 만들어낸 지금하고 있는 루틴일과가 된다. 경우가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나는 금요일을 조금 쉬어가는 요일로 정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업이나 모임일정을 잡지 않는다. 쉬어가는 안하는 요일인 셈이다. 금요일에도 필사나 독서는 조금씩이나마 하고 있는 부분이라 크게 부담이 되지않는다.


내가 매일하고 있어서 부담스러운 일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하루정도는 쉬어가도 좋겠다 싶은 일을 정하고 그 요일은 그 업무는 빼두는 거다. 그러다보면 매일같이 긴장하면서 준비할때는 보이지않았던 것들이 쉬면서 보이기도 하고 에너지가 조금씩 샘솟는것을 느낄때도 있다. 사람마다 체감하는 업무의 부담감이나 정도가 다르다. 남들과 비교하지말고 '내가 매일하기에 벅차거나 부담스러웠던 일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마지막으로 아예 삭제하기다. 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거다. 사소한 일들부터 별로 중요하지않은 일에 우리는 너무많이 관여하고 있다. 지금 내 삶에 크게 중요하지않은 부분들은 휴지통에 비워버리자. 지인들과의 약속이나 때마다 찾아오는 안부인사나 (진심에서 우러나지않은) 허례허식같은 일들 말이다.


나의 1년뒤 5년뒤 성장한모습을 비추어볼 때, 지금하고 있는 '중요한일에' 초점을 맞추자. 편하지않은 술자리나 인맥유지를 위해 불필요한 모임을 과감히 정리하는것도 내삶을 사랑하는 용기다. 밤늦도록 마신 술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다음날일과에 영향을 미친다면, (가끔은 그럴수 있지만) 술자리를 조절한다든지 좋은일과를 작게나마 시작해 보는것도 좋겠다.


알아두면 은근 도움되는 몇가지를 소개해보았다. 업무를 할 때나 개인적인 일을 할 때 과부하걸리는 일들로 허덕거리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법을 시도해보고 '편하게 오래 할수 잇는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

 

사실 중요한 건 이거다. 나쁜 습관을 없애는 건 어렵다. 대신 좋은 습관을 아주 작게라도 '하나씩' 시도해보는거다. 각자의 생활리듬에 맞추어 너무 많은 일들을 소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생기가 없는 사람을 볼수 있다 .짐이 조금씩 늘어나면 (정리하지 않고) 짐에 파묻히듯, 우리의 삶도 그렇다. 안하는 것은 과감히 정리하는 일, 내가 시작하기로 한 일(특히 자기계발)이 있다면 한꺼번에 너무많은 것을 시작하기보다, 하나를 '습관으로 굳어질때까지는' 조금씩 해보는거다.

그러다보면 하루 2~3개 정도의 가벼운 루틴이 생기고, 큰 부담이 가지 않는선에서 자연스럽게 내 삶의 루틴이 되어가는 날이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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