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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나의 처음인 너에게

첫 아이를 생각하며

by 정희정

언제까지나 나의 처음인 너에게


글 퍼트리샤 매클라클랜

그림 스테퍼니 그레긴


딸아이가 다섯 살 무렵부터였다. 나는 거의 매일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잠자리에 갈 때 한 권 두 권 읽어주었다. 어느 날은 졸려서 헛소리도 하고 졸려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아이는 귀를 쫑긋 세우고 엄마 눈을 보고 귀를 열었다. 잠이 들어서도 5분은 더 읽어준 듯하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할 때 더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난 10살 아이에게 이 책을 꺼내 보여주었다.


글도 알지만 읽어준다는 건 교감이다. 열 살 아이에게는 더더욱 엄마의 귀담음과 곁이 필요할 때다. 아이에게 다시금 내 곁을 내주기로 마음먹었다.

온 가족의 사랑 곁에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첫 아이. 울음소리도 분유 타는 것도 모유수유도 모든 게 처음이었던 첫 아이.

아빠 배 위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아빠 목마를 타고 웃고 배 위에서 뒹굴대기도 하며 까르르~

아빠 품이 좋고 엄마 냄새도 좋다

첫아이는 나의 머리카락을 좋아했었다.

매일 밤 내 머리카락을 만지고 잠이 들었다.


외국의 책들에는 책이 많이 나온다.

이 그림책 역시 그러하다.

문화가 그림책에 묻어 나온다.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고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생활 속에 은근히 녹아있으니 그림책에도 녹아 나온다.


그림책의 색감도 좋고

아이를 떠올릴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어른인 내가 엄마인 내가 그림책을 고르고

그림책을 선물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아이보다 내가 더 그림책을 좋아한다.


그림책은 마흔을 앞둔 나에게 다가온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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