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이야기
시어머니는 인지장애가 진행 중인데, 허리가 꼿꼿한 친정엄마를 보고 “나이가 70 도 안 됐지?” 하셔서 모두 빵 터졌다.(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의 나이도 알고 계셨었다.)
내가 “어머니, 친정엄마 올해 80 되셨어요” 했더니, “어휴 젊어 보이시네. 70 도 안된 줄 알았네”하신다.
나는 친정엄마에게 “오늘은 엄마가 쏘셔야겠네. 70도 안 돼 보이신다니”라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갑자기 좀 심각한 표정으로
"내 뇌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하대"라고 하셨다. 누군가에게 얘기를 들으셨나 보다.
나는 “어머니 연세가 86세 되셨잖아요. 뇌도 오래 쓰니까 살살 늙는 거예요. 저도 50 넘으니 기억이 깜박깜박하는걸요. 자꾸 움직이고 사람들하고 수다도 떨고 하는 게 뇌에 좋대요. 그래서 고모가 어머니 주간보호센터 가시라고 한 거예요. 가셔서 수다도 떠시고 그림도 그리고 운동도 하시고 그러시라구요.”일부러 별거 아닌 듯 태연한 표정으로 말씀드렸다.
2023. 3. 13에 쓴 글을 마무리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