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새들

by platypus

부엌, 냉장고가 멈추는 시간


새들이 몰래 고인 물 마시고


소리 없이 날아간다


집이 죽은 듯 누워있다


이른 아침 공장 단지


갈아내는 소리와 두드리는 소리


프레스 절단기 지게차 그라인더


기름칠한 기계들, 전선들...


옥외 화장실


기름 떼는 그들의 표정처럼 오래되었다


직박구리 한 마리가


손 씻는 양동이에 고인 구정물을 조용히 마시다


기척이 들리자 쪼르르 주변을 날아, 작은 창문 사이로


환영을 남기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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