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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rip Mar 19. 2021

사과 : 영원은

상대성


 부담 주는 건 아닌데 지금 이 친구와 쭉 잘 됐으면 좋겠다. 안돼도 괜찮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후에 만날 친구에게 애정은 못 줄 것 같다


 방금 아버지가 한 말씀이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매우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그런 사람이다.


 나에게 위안이 되었던 건 무엇이었지? 한참 고독에 빠져있던 시절엔 매일같이 취해 타자를 쳤다. 생각을 정리하고 시각적으로 보여지면 평온을 되찾았다. 잠에 들고 일어나 다음날 다시 글을 읽으며 그때의 감정을 기억해본다. 그런 감정을 가졌다는 사실은 작은 재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매일. 어쩌면 글을 쓰며 나의 내면, 무의식과 대화를 했던 것 같다. 무의식에게 물어보며 혼란 속에서 답을 찾는 길을 알아챈다. 불필요한 단어와 소음을 제거한 채로 나누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 나는 무언가와의 진정한 소통을 원했고 분명 효과가 있었다. 그에 반증으로 요새는 글을 잘 안 쓰게 된다. 나는 충분한 소통과 해소를 하고 있다. 바람이지만 그녀도 그녀의 방식대로 굳건히 잘 버티고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다. 나는 그녀와의 대화에서 나를 들여다본다. 나는 그녀에게 더 단단하고 큰 나무가 되고 싶다.


 이 세상에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은 모든 것은 변화하고 상대적이라는 사실 한 가지뿐이다.



 나는 사랑을 할 때면 말하곤 했다. 지금의 이 감정들은 시간이 흐르며 다른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고 또 다른 농익은 감정들이 들어차게 될 것이라고. 그러니 혹여나 사랑이 변했다고 생각이 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사랑은 변하지 않고 감정이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기에 착각을 한다. 새로운 것을 찾게 되고 그간의 시간들은 뿌옇게 보이기 시작하며 더는 즐겁지 않은 듯한 감정의 속임수에 빠져든다. 그 ‘누구도’ 이 이야기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와 그녀는 이 주제를 소중히 여기며 나는 이것을 상황에 대비한다고 생각한다. 사과의 상큼함이나 달콤함은 시간이 지나며 사라지지만 사과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오래된 사과는 그만의 이야기가 있고 썩은 사과는 땅에 떨어져 또 다른 사과가 된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사과 그 자체이다. 나는 이것을 지키는 노력이 사랑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정말 찰나의 시간만 흘렀을 뿐이지만 나는 이 소중함을 절실히 알고 앞으로도 이 소중함을 지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같은 것을 본다. 또 다른 것을 본다. 다른 것을 보아도 같은 것이고 같은 것을 봐도 다른 것이다. 돌아 돌아 드디어 출발점에 도착한 것이다. 모든 길은 이곳에 오기 위함이었다. 이제 막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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