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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Sep 08. 2022

초등학생 1학년 가방을 들어주어야 할까요?

아이가 일주일  가장 기다리는   하나 수요일. 12 40분이면 학교가 끝이 나고, 학원 가는 버스 타는 시간은 2시라   사이 1시간 정도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있는 요일이다. 12 30분쯤 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아이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니 슬슬 각자의 자녀를 데리러 오는 엄마들이 정문에 모이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정문으로 나오기  잠깐 동안 여기저기서 하하호호 스몰토크가 한창이다. 다행히 태풍도 지나간 뒤라 날씨도 좋아 다른 아이 엄마들과 놀이터 가는 것을 확인한  오늘도 놀이터로 향하기로 했다. 나도 아이 친구 엄마들 사이 스몰토크에 끼어 잠깐 이야기하며 기다리니  아이들이 나왔다.


학부모들이 학교 정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관찰해 보면 휴직 후 내가 가장 신기했던 모습이 펼쳐진다. 정문에서 하교하는 아이에게서 자연스레 가방을 받아 부모님들이 가방을 메는 모습이다. 이 모습은 하교할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등교할 때도 보인다. 등교할 때도 부모와 함께 걸어서 등교하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부모님이 아이 가방을 메고 손을 잡고 학교 정문까지 온 뒤 학교 정문에서 아이에게 가방을 넘겨준다. 아마 아이가 무거울까 봐 가방을 들어주는 듯하다. 아이 가방을 들어주지 않는 나로서는 굉장히 낯선 풍경이자 신기한 풍경이었다. 그래서 1학기 중반에는 와이프한테 물어보기도 했다.


나: (희한해하며) 다른 아이 엄마들은 다 아이 가방을 들어줘~ 나도 해줘야 하나?

와이프: (아무것도 아닌 듯) 자기가 들어주고 싶으면 들어주고 아니면 안 들어주면 되지~

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니~ 가방에 든 것도 별로 없던데.. 그걸 굳이 들어줘야 하나?


결국 지금까지 나는 등하교 때 아이 가방을 들어주지 않는다. 물론 아이가 들어야 할 짐이 너무 많은 경우나 가방이 너무 무거운 경우 아이의 짐을 덜어서 같이 나눠 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의 가방은 아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을 해서 가방을 들어주지는 않는다. (-_-?) 남들이 보기에 너무 매정해 보일라나? 앞으로도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요청하지 않는 한 가방을 들어주지는 않을 나지만 가끔 보이는 다른 풍경에 고민을 한 번씩 하게 된다. 마음 한쪽에 걸려 고민이 되고 어느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도 아이랑 같이 학교 정문에 다녀와야겠다.




Photo by note thanu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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