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Mar 10. 2023

영화: 열 번 찍어도 안 넘어진 사나이

이주일이 주인공이 된 코미디 액션 영화

1980년 코미디 계에 혜성과 같이 나타난 이주일의 인기로 1980년부터 이주일을 주인공으로 한 여러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하나같이 인기 절정의 이주일을 내세워 흥행을 기대한 졸속 영화들이었다. <열 번 찍어도 안 넘어진 사나이> 역시 이주일을 주인공으로 한 그런 류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서 1980년에 제작되었다. 


만수(이주일 분)는 서울 어느 변두리 상점가에서 성실히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불량배들이 몰려와 장사를 방해하며 상인들을 괴롭힌다. 이때 만수가 등장하여 깡패들을 혼내주고 쫓아내어 주위 상인들로부터 큰 칭찬을 받는다. 알고 보니 만수는 광주에서 라이터 수리를 하면서 살았는데, 광주에서도 이름난 주먹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약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하지 않았고, 오히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깡패들을 내쫓아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정의의 주먹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 간 동생 천수의 애인인 미스 김으로부터 천수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급히 올라온 것이다. 


서울로 올라온 만수는 천수의 가게인 양품점 주위를 수소문하여 천수를 찾고 있다. 그러던 중 상인들을 괴롭히던 깡패들을 만수가 혼내게 된 것이다. 만수에게 혼쭐난 깡패들은 이를 두목에게 일러바친다. 이들 깡패는 바로 박쥐파라는 조직에 속해있는 자들로, 그들의 두목인 허달은 바로 천수를 납치한 인물이란 것을 알게 된다. 허달은 만수를 만난 자리에서 천수가 빌려간 노름 빚을 갚으라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천수가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협박한다. 만수는 차용증서를 보자고 하면서, 허달이 내놓은 차용증서를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 이젠 증서가 없으니 값을 빚도 없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허달은 부하들과 함께 만수에게 덤벼들지만, 오히려 만수에게 혼만 나고 만다. 만수는 허달의 본부로 찾아가 천수도 구해낸다. 그리고 정의의 사도라 할 수 있는 만수는 박쥐파와 같은 깡패조직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들을 혼내준다. 마침 경찰도 박쥐파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감시를 하고 있었다. 만수의 결정적인 도움으로 박쥐파 담당형사는 박쥐파 조직원들을 일망타진하며, 만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만수는 경찰로부터 표창장을 받고 앞으로도 사회의 부정과 부패와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한다. 


1980년 정권을 잡은 전두환 일파는 자신들의 정권찬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리고는 사회악을 소탕한다고 하여 깡패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삼청교육대로 끌고 가 가혹한 비인권적 행위를 저질렀다.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사람 중에는 깡패들도 있었지만, 아무런 죄 없이 그냥 끌려가 죽을 고생을 하거나 혹은 불귀의 객이 된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깡패들이라 하더라도 법적 절차에 따라 합당한 처벌이 내려야 한다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 혹독한 독재시절 재판도 없이 사람들을 수년간 수용소에 수감하고 강제노역을 시킨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전두환 독재의 초창기 정권이 행한 깡패 소탕이라는 사회분위기에 영합하여 만든 어설픈 코미디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숨겨진 검 오니노 쯔메(隠し剣 鬼の爪)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