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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03. 2023

영화: 색즉시공

짝을 찾기 위해 온몸을 불태우는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불경인 반야바라밀다심경 (般若波羅蜜多心經)에 나오는 구절로서 “모든 것은 공허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색(色)이란 물질 혹은 사물을 가리킨다. 영화 <색즉시공>에서 “색”(色)은 성, 즉 섹스를 가리키는 것 같다. 물론 색이란 말은 성(sex)란 뜻으로 자주 사용된다. 영화 <색즉시공>은 성에 굶주려 안전부절 못하며 온갖 사고를 일으키는 젊은이들의 생활을 그린 코미디 물로서, 2002년에 제작되었다. 


은식(임창정 분)은 군대 제대 후 대학에 입학하여 늦깎이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남보다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시 준비를 하려고 다짐한다. 그런데 재수 없게도 학교에서 해병대 고참 성국(최성국 분)을 만나게 되고, 그의 강요로 차력 동아리에 가입한다. 회원이 불과 다섯 명에 불과한 차력 동아리는 대학 동아리 가운데서도 천덕꾸러기이다. 제대로 된 동아리 실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차력 훈련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은식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예쁜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에어로빅부의 은효(하지원 분)이다. 은효는 이미 에어로빅 국가대표 선수이다. 


은효에게 한눈에 반한 은식은 그녀의 마음에 들려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만 도대체 일이 제대로 되는 경우가 없다. 자신은 선의로 하는 일인데 그때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은효의 오해만 사게 된다. 그 결과 은식은 은효에게 변태로 낙인찍히게 된다. 

차력 동아리 회원들을 비롯한 은식의 주위 친구들은 모두 20대의 정력 왕성한 불타는 청춘들이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여자와 섹스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여자와 섹스를 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호시탐탐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은효의 친구들, 즉 여대생들도 마냥 얌전한 것만은 아니다. 그녀들은 때로는 내숭을 떨면서, 또 때로는 적극적으로 남자들과 함께 밤을 보낼 기회를 찾고 있다. 그중에서는 오히려 남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여자들도 있다. 이렇게 젊고 혈기왕성한 남녀 대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분주하며, 그런 가운데서 요절복통할 해프닝이 연거푸 일어난다.  


아주 잘생긴 데다 돈도 많아 여대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함상욱이 은효에게 접근한다. 은효도 금방 그에게 끌린다. 그렇지만 함상욱은 은효와 심각하게 사귈 생각은 전혀 없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은효에게 접근한 것이다. 은효는 함상욱을 좋아하지만 결국 그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그때 이미 은효는 함상욱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은효는 아이를 지우려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이의 아빠와 함께 오지 않는다면 수술할 수 없다고 거부한다. 할 수 없이 은효는 은식에게 함께 산부인과로 가자 하고, 은식은 그런 은효를 따라나선다. 

은효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은효의 엄마는 아마 첩인 듯하다. 딸이 자신과는 달리 행복한 결혼을 하기를 원했는데,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낙태까지 한 딸을 보니 기가 막힌다. 딸을 붙잡고 차라리 죽으라며 통곡을 한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한 은효는 음독을 하고 만다. 그러나 은식은 그런 은효를 끝까지 옆에서 보살핀다. 은효는 퇴원을 하면서 은식의 진심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은식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은식에게 봄날이 왔다. 한눈에 반하여 자신이 그렇게도 사랑했던 은효가 이제 자신에게로 왔다. 두 사람의 앞 길에는 아마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처음에는 코미디로 시작하였다가 나중에는 멜로로 끝이난다는 점이다. 이 영화도 그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후반까지는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코미디이지만, 은효가 함상욱과 사귀면서부터는 멜로로 변하고 만다. 이 영화는 아주 잘 만든 코미디물이다. 그런데 이 마지막 부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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