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공격하는 벌레를 그린 어설픈 중국제 SF 영화
요즘 중국에서도 SF나 판타지, 혹은 모험 영화를 많이 제작하고 있는 것 같다. 유명 미국영화를 모방하거나, 분위기를 차입한 작품이 많은데, 아무래도 영화 기술과 투입 자금 면에서 미국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있다 보니 재미있다고 생각한 영화는 거의 없었다. 스토리도 엉성한 데다 유치하기까지 하고, 또 컴퓨터 그래픽 등 영화기술도 많이 떨어지는 데다, 어울리지 않게 연기나 의상도 미국영화 흉내를 내려하니 감상하기가 영 거북하다.
영화 <사구충폭>(沙丘蟲暴)도 중국에서 제작한 SF 모험 영화이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 사막에서 벌레의 습격을 받는 이야기로서, 2021년에 제작되었다.
지구의 환경오염이 계속되자 남극의 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구 생태계는 크게 변화하였다. 인류는 거의 멸망하다시피 하여 아주 좁은 몇몇 지역에서만 사람들이 살고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몇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사막을 지나고 있다. 그들의 복장이나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매드맥스류의 미국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들은 살고 있던 주거지가 이제 한계에 이르러 이상의 땅인 “오아시스”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일행이 한 두 명씩 정체 모를 생물에 습격당해 죽어간다. 알고 보니 그들을 공격한 것은 사막의 땅 속에 있는 벌레들로서, 이것들이 사람들이 야영을 하는 사이 땅을 뚫고 올라와 사람을 습격하여 체액을 빨아먹어 사람들을 죽인다. 벌레들은 길이가 30센티 정도 되는 크기로 구더기나 번데기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몸으로도 이동 속도는 무척 빠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쉬는 틈에 습격을 해오던 벌레들이 점점 대담해져 이젠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습격을 가해온다. 그뿐만 아니다. 지금까지는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벌레들이었지만, 사람 크기의 벌레, 그보다 훨씬 더 크며 에이리런처럼 생긴 벌레 등 다양한 벌레들이 사람들이 탄 차량을 습격해 온다. 벌레들은 일단 사람을 한 번이라도 물면 그 사람의 유전자를 기억하여 그 사람이 어디를 가더라도 추격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벌레들의 추격이 더욱 맹렬해지자 사람들 사이에 분열이 발생한다. 약한 사람을 데려가야 할지, 벌레들에게 물려 벌레들의 추격 대상이 된 사람을 어떻게 할지, 그리고 부족한 물자를 어떻게 분배할지 등에 대해 의견충돌이 생기고 결국은 서로가 죽고 죽이는 사태까지 발전한다.
벌레들의 습격을 받으면서 사람들은 조금씩 벌레들의 생태와 생겨난 원인에 대해 알기 시작한다. 이러한 류의 영화에서 항상 나오는 뻔한 대답, 인류에 의한 지구 환경의 오염에 의해 그러한 벌레들이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여하튼 사람들은 서로 죽이며 배신하면서도 오아시스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들이 희망하는 오아시스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오아시스에 도착할 수 있을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정말 이젠 중국 SF 영화 안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