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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8. 2023

영화: 더 매직 아워(The Magic Hour)

현실과 영화가 뒤엉킨 코미디 갱 영화

<매직 아워>(Magic Hour)란 해가 진 후 “태양은 가라앉은 상태에서 아직 주위에 잔광이 비치고 있는 극히 짧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하루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를 가리키는 사진 혹은 영화 용어이다. 영화 <더 매직 아워>(The Magic Hour)에서는 이를 “누구에게도 있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2008년에 제작되었다.  


항구 마을 스카고(守加護)는 마치 유럽의 고풍스러운 도시를 연상시키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은 테시오 상회(天塩商会)라는 마피아 조직이 휘어잡고 있다. 테시오 상회의 보스는 테시오 코노스케(天塩幸之助)이다. 테시오 상회가 운영하는 미나토 호텔에서 지배인 일을 하고 있는 조직원 빙고 노보루(備後登)는 보스의 정부인 마리와 정을 통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보스 테시오는 빙고를 잡아들여 처단하려고 한다.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 빙고는 보스에게 평소 보스가 많은 관심을 보여온 살인청부업자 데라 토미카시를 데려올 테니 살려달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테시오는 빙고를 풀어주면서 데라 토미카시를 데려오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풀려난 빙고는 데라 토미카시를 찾아 나서지만, 그의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낸 꾀가 영화배우에게 데라 토미카시 역을 맡긴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어떤 영화배우가 진짜 마피아 두목 앞에서 가짜 청부살인자 연기를 하겠는가?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는 자신이 영화에 출연하여 청부살인업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도록 하여야 한다. 

무라다 다이키(村田大樹)는 그다지 인기 없는 삼류 배우이다. 그는 마피아 영화에서 멋있는 주인공 역할을 하는 것이 평생소원이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역은 스턴트 장면이나 조금 비중 있는 엑스트라 역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는 영화 스태프들과는 사이가 좋다. 그는 영화 <암흑가의 경호원>(暗黒街の用心棒)을 아주 좋아하며, 그 영화의 주인공인 니코의 흉내를 곧잘 내기도 한다. 그런 무라다 다이키에게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영화에 출현해 달라는 제안을 해온다. 바로 빙고 노보루였다. 빙고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한 무라다 다이키는 빙고를 따라 스카고에 온다. 


빙고는 무라다에게 영화 속에서 그의 역할은 데라 토미카시라는 청부살인업자라 하고 자신의 사장을 소개해주겠다고 하면서 보스 테시오에게 그를 데려간다. 테시오를 만난 무라다는 그의 앞에서 멋지게 데라 토미카시 역을 해 보인다. 그 모습을 본 테시오는 그가 진짜 데라 토미카시라고 믿는다. 


이렇게 시작된 연극은 좌충우돌하면서 진행된다. 무라다는 여전히 영화를 촬영하는 것으로 알고 평소에도 데라 토미카시 역할을 하며, 마피아 두목 테시오는 그런 그를 보고 정말 데라 토미카시라 생각하고 그의 박력 있는 모습에 혀를 내두른다. 빙고가 무라다를 계속 속이기 위해서는 무라다에게 영화가 촬영되고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무라다뿐만 아니라 무라다의 매니저와 영화의 조감독까지도 속여야 한다. 그리고 두목 테시오에게는 무라다가 진짜 데라 토미카시이며 영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믿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여러 명을 한꺼번에 속이려 드니까 문제가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예상치도 못한 사고가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빙고는 이들 사고를 막고 또 해명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그러던 중 테시오 상회의 간부인 쿠로가와가 조직을 배신하여 회계자료를 세무서에 넘긴다. 이 사실을 안 테시오는 무라다에게 총을 주면서 쿠로가와를 제거하라고 명령한다. 무라다는 이것도 어디까지나 영화인줄 알고 쿠로가와를 제거하기 위해 떠난다. 쿠로가와를 제거하려 할 때 테시오 상회와 적대적인 관계의 다른 갱단이 나타나며, 이들 간에는 진짜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렇지만 무라키는 이것도 영화인줄 알고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연기중 최고의 연기라고 스스로 감탄한다. 


빙고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보스 테시오와 무라다에게도 사실을 털어놓는다. 테시오가 마리를 데리고 가버렸다. 빙고는 마리를 찾으려고 마지막으로 다시 무라다에게 연기를 부탁한다. 그러나 무라다는 거절하고 떠나는데, 중요한 물건을 영화관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나 다시 영화관을 찾는다. 마침 영화관에서는 CM 촬영을 하면서 우연히 무라다의 연기를 찍게 된 CM 스탭이 필름을 확인하는데, 그 필름 속에서 무라다는 스카고에서 자신이 한 연기 장면을 발견한다. 그리고는 그 장면을 보고는 자기 인생 최대의 연기였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는 무라다는 빙고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다시 스카고를 찾는다. 빙고와 무라다는 마리를 되찾기 위해 작전을 짠다. 그러나 이 작전에 실행되려는 순간 마리가 살해될 것이라고 믿는 테시오가 나타나 마리 대신에 자신을 죽이라고 소리친다. 이 말을 들은 마리는 자기를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은 테시오라고 생각하여 테시오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마리가 자신의 늙은 애인 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꽤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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