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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26. 2023

영화: 불량남녀

빚독촉에 시달리는 형사와 사채업체 콜센터 여직원의 사랑 이야기

영화 <불량남녀>는 사채 빚에 쫓기는 강력계 형사와 빚독촉을 하는 사채업체 콜센터 여직원 간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로서 2010년에 제작되었다. 임창정과 엄지원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코미디 영화로서 즐기기에는 괜찮은 작품이다. 일본에서도 제일 무서운 사람이 ‘빚독촉 하는 사람’(借金取り)이라고 한다. 야쿠자나 살인자보다 더 무섭고 집요한 것이 빚독촉 하는 사람이라 한다. 일본 영화를 보면 빚독촉에 전전긍긍하는 야쿠자들이 종종 등장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빚독촉을 받기 시작하면 사람이 거의 미쳐버리는 것 같다.   


방극현은 도봉경찰서의 강력계 형사이다. 상당한 민완형사로서 꽤 평가를 받고 있는 그였지만 그는 말 못 할 근심이 있다. 친구에게 빚보증을 서주었다가 그 친구가 빚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시도 때도 없이 사체업체로부터 빚독촉 전화가 오는 것이다. 빚독촉 전화 때문에 그는 거의 반광란 상태에 이를 지경이다. 


방극현(임창정 분)은 오랫동안 추적하던 범인을 검거하기 직전이다. 범인을 발견하고 덮치는 순간 난데없이 휴대폰 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또 빚독촉 전화이다. 울화통이 터진 방극현이 빚독촉을 하는 콜센터 여직원에게 울화통을 터트리지만, 그 여직원도 보통이 아니다.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여 방극현의 속을 더 긁어놓는다. 

김무령(엄지원 분)은 사채업체의 콜센터에서 빚독촉을 하는 직원이다. 그녀는 멘털이 아주 대단하다. 콜센터 여직원들을 상대로 전화로 성희롱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그런 전화를 받고 속이 상해 우는 후배 여직원을 보면, 무령은 자신이 전화를 바꿔 그런 고객들을 말로 간단히 제압해 버린다. 그래서인지 무령은 콜센터에서도 실적이 가장 좋은 사원이다. 


극현은 어느 날 소매치기 범을 검거한다. 소매치기 피해를 본 무령이 잃어버린 지갑을 찾으러 경찰서를 찾아오는데, 극현은 아름다운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다. 그녀는 얼굴이 예쁠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곱고, 거기다가 말하는 모습도 상냥하고 친절하기 그지없다. 다만 너무 계산에 깐깐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극현의 동생이 자동차 도둑이란 누명을 쓰고 경찰서로 연행되어 왔다. 극현이 동생에게 알아보니 자기는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하면서 도둑들이 있을 만한 곳을 알려준다. 극현은 조사를 통해 자동차 도둑의 창고까지 파악하였다. 이제 범인들을 모두 검거하는 일만 남았다. 도둑들의 창고에서 도둑들을 덮치려는 순간 예의 그 빚독촉 전화가 걸려오고, 그 때문에 극현은 한 명의 도둑만을 검거한 채 나머지는 모두 놓쳐버리고 만다. 

극현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경찰서에 돌아와 콜센터로 전화를 하여 자신에게 매일 전화하는 무령을 바꾸게 하여 온갖 욕을 다 퍼붓는다. 단지 쌍욕을 퍼붓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얼마나 악독한 여자이며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하는 부도덕한 사람이라 매도한다. 그녀도 전화로 온갖 진상 고객들을 제압해 왔지만 이런 욕을 먹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경찰서로 찾아온다. 


극현은 아직도 분이 덜 풀려 씩씩거리며 자신을 찾아온다는 콜센터 여직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찬바람을 내며 들어서는 그 콜센터 여직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무령이다. 무령도 자신에게 욕을 퍼부은 진상 고객이 극현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그래서 서로 사과하며 그 상황을 벗어나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모습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 할 때 주위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화재가 발생한다. 극현과 무령은 힘을 합해 위기에 빠진 운전자를 구출한다. 이 일로 두 사람은 다시 친밀함을 갖게 되고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무령도 빚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빨리 빚을 갚기 위해 악착같이 일을 하고 있다. 극현은 무령의 도움으로 자동차 도둑을 일망타진한다. 그리고 극현도 사기를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령의 후배를 도와준다. 이런 일들로 극현과 무령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에 무령이 빚에 쫓기던 채권자에게 인질로 잡혀 위험에 처한다. 극현은 범인을 설득하여 겨우 무령을 구해낸다. 그런데 극현이 범인을 설득하기 위해 무령이 얼마나 악독한 여자인가를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바람에 무령은 극현의 말에 크게 충격을 받는다. 

무령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 사채업체의 콜센터 일에는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녀는 극현에게 이별을 고하고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갔다. 고향에 내려간 무령은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상냥한 말투를 살려 그 도시의 택시 콜센터에 취직하였다. 택시 운전사들에게 고운 목소리로 정보를 주는 무령은 금방 택시운전사들 사이에 스타가 되었다. 


무령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극현은 무령을 찾아가기로 한다. 이전에 술집에서 얼핏 들었던 기억을 더듬어 극현은 무령의 고향 도시로 내려간다. 무령의 고향 도시로 내려갔지만 무령의 집이 어딘지 알 수는 없다. 무작정 택시를 타고 짐작이 가는 곳으로 가자고 하면서 택시에 올랐는데, 가는 도중 귀에 익은 콜센터 직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단박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무령이라 알아챈 극현은 운전사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아 무령에게 사랑을 호소한다. 무령도 갑자기 들려온 극현의 목소리에 당황하지만, 극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극현과 무령은 택시 콜전화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런 사랑 다툼은 도시 전체의 택시로 중계된다. 택시 기사들은 자신들의 천사라 할 수 있는 무령의 사랑의 대화를 들으며 박수를 보낸다. 


아주 재미있게 감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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